소비자 개인에 맞게 ‘맞춤형 제작’을 해주는 커스텀마이징 상품이 인기다. 유통업계는 식품부터 의류, 생활용품까지 이색적인 커스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밥계의 서브웨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국내 최초 한식 커스터마이징 브랜드 ‘이풀리’는 성수동에 이어 최근 ‘풀리김밥’ 양재역 2호점을 오픈했다. 불고기·소시지·훈제오리 등 메인이 되는 재료 13가지, 토핑 5가지와 야채 6가지를 선택할 수 있고 밥도 백미·현미귀리·흑미 등 3종류로 다양하다. A씨는 “비건 메뉴도 있어 계란이나 고기를 빼달라고 하지 않고 직접 선택할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이풀리는 지난 2022년 12월 성수동에 처음 문을 연 이후 하루 200인분 이상을 판매하기도 했다.
먹다 남은 떡볶이, 오레오, 집에 있는 스팸까지 어떤 재료를 가져가도 이를 활용해 커스텀 피자를 만들어 주는 피자집 ‘금성피자’도 화제였다. 특히 엽기떡볶이를 활용해 만든 커스텀 피자 영상이 8월 1일 기준 487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요거트아이스크림의정석(요아정)도 대표적인 커스텀 메뉴로, ‘요아정 꿀조합’이란 해시태그가 소셜미디어(SNS)를 가득 채우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버 입짧은햇님이나 걸그룹 엔믹스의 해원 등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이 자신만의 커스텀 메뉴를 내놓은 것이 화제의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식품업계뿐 아니라 의류, 생활용품에서도 ‘맞춤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마케팅이 등장했다. 휠라는 업계 최초로 본인만의 취향과 족형을 고려한 테니스화 커스텀 서비스 ‘커스텀 스튜디오’를 오픈한다고 지난달 밝혔다. 원하는 테니스화 모델을 고른 다음 발에 맞는 핏(스탠다드 핏, 와이드 핏)을 선택할 수 있으며, 자주 이용하는 코트의 특성에 따라 바닥면 디자인(클레이 코트용, 잔디 코트용, 하드 코트용)도 커스텀 할 수 있다.
천연 소가죽을 이용해 스마트폰과 자동차 키 케이스, 골프 액세서리 등 커스터마이징 액세서리를 만드는 스미스앤레더는 일본 도쿄 파르코 백화점에서 첫 해외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며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스미스앤레더의 올해 매출액이 1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지난 2021년 창업한 스미스앤레더는 원하는 색상과 디자인을 고를 수 있는 상담 서비스와 원하는 문구를 새겨주는 각인 서비스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외에도 소비자 개인을 위한 향수나 샴푸, 화장품처럼 본인의 피부 타입을 고려한 맞춤 제품과 높이 변경이 가능한 가구, 원하는 재질과 색상을 골라 만드는 가전 등 ‘커스터마이징’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코노미(자기중심 소비)’에 익숙한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기성품을 그대로 사용하기보다 개성을 드러내려는 젊은층의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