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이 휘두른 일본도에 숨진 피해자 김모(43)씨의 발인식이 눈물 속에 치러졌다.
김씨의 발인식은 1일 오전 11시쯤 서울 은평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과 지인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기독교식으로 진행된 발인식에서는 참석자들의 통곡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갑작스레 남편을 떠나보낸 아내는 넋을 잃은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고, 아들을 잃은 모친은 고인의 이름을 반복해 불렀다. 바닥에 주저앉아 울부짖는 유족도 있었다.
아홉 살과 네 살에 불과한 고인의 두 아들도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검은 양복을 입은 첫째는 어머니의 손을 잡은 채, 노란색 티셔츠와 초록색 반바지 차림의 둘째는 외할아버지의 품에 안긴 채 운구차를 바라봤다.
김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30분쯤 담배를 피우러 잠시 집 밖을 나섰다가 친분이 없는 이웃 백모(37)씨가 휘두른 75㎝짜리 일본도에 변을 당했다. 백씨는 범행 직후 집으로 도주했으나, 약 1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나를 미행하는 스파이라고 생각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백씨는 이날 오전 9시50분쯤 서울서부지법 이순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오전 11시30분쯤 심사가 종료된 뒤 법원을 나설 때는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할 말이 없다며 “나는 심신미약이 아니다. 멀쩡한 정신으로 (범행을) 했다”고 말했다.
백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