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닮순복음교회, 낙뢰로 한순간에 잿더미…“교회 회복 위해 기도해 달라”

입력 2024-08-01 11:27 수정 2024-08-01 14:33
경기도 고양 예닮순복음교회 성도들이 지난 18일 낙뢰로 화재가 발생한 뒤 옥상에 모여 그릇이나 각종 집기에 묻은 그을음을 닦아내고 있다. 예닮순복음교회 제공


1964년생 동갑내기 부부 목회자로 경기도 고양 예닮순복음교회를 섬기는 이정수·한사라 목사는 지난달 18일 새벽 3시까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폭우 소식을 알리는 긴급 재난 문자메시지 때문이었다. 평소에도 빗물이 새는 일이 잦았기에 두 사람은 늦은 시간까지 교회 곳곳을 점검해야 했다.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잠자리에 들었고 새벽 예배 준비를 위해 5시30분쯤 일어났다. 그런데 그때 소방관이 갑자기 들이닥치며 “불이야”라고 외쳤다. 불이 난 곳은 교회가 주방으로 사용하던 옥상의 가건물로 낙뢰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것이었다. 옥상에 올라가니 주방에 있던 모든 것이 잿더미로 변해 있었다.

한 목사는 1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화재로 사라진 가전제품이나 생활 집기가 무엇인지부터 들려줬다. 냉장고 3대, 세탁기, 에어컨, 선풍기, 각종 그릇…. 그는 “주방이 사라져 어쩔 수 없이 끼니때마다 밥을 사 먹고 있다”고 전했다.

예닮순복음교회는 두 사람이 2015년 12월 개척한 교회다. 서울 은평구에서 시작했고 고양으로 교회를 이전한 것은 2021년 12월이었다. 4층짜리 상가 건물에 들어선 교회는 각각 4층과 옥상에 성전과 가건물을 만들었다. 두 사람에게 주방이 있던 가건물은 이들의 생활 공간 중 하나이면서 성도들이 교제하는 장소였다.

아울러 교회가 벌이는 ‘반찬 봉사’의 거점이기도 했다. 예닮순복음교회는 매주 한 차례 이곳에서 각종 반찬을 만들어 교회 반경 5㎞ 내에 있는 독거노인 등에게 제공해왔다. 하지만 화재로 이 사역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돼버렸다.

“반찬 봉사로 섬기는 곳이 5가정 정도 되는데, 어르신들이 지금 저희만 기다리고 있어요. 가장 시급한 것은 가전제품입니다. 냉장고라도 있어야 다시 사역을 재개할 수 있을 테니까요. 저희 교회의 회복을 위해 기도해주셨으면 합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