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인종주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초청 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그는 항상 인도계 혈통이라고만 홍보했다. 나는 몇 년 전까지, 그녀가 흑인으로 변신하기 전까지 그가 흑인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그는 흑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어 한다”면서 “그가 인도계냐 흑인이냐, 나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는 양쪽 모두 존중하지만 그는 명백히 아니다. 그는 항상 인도계였고, 갑자기 흑인으로 돌아섰다”며 “누군가 이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초청을 놓고 협회 소속 일부 언론인들이 강하게 반발해 토론 시작 전부터 소동이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압박 질문에 나선 ABC뉴스의 레이철 스콧 기자에게 막말 공격을 퍼부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러라고 자택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과 식사한 사실 등을 거론하는 기자에게 “인사 한마디 없이 처음부터 이렇게 끔찍한 질문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당신이 ABC 출신이냐. 끔찍한 가짜뉴스 방송”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토론에서도 그는 국경 문제, 인플레이션, 의회 폭동사태 등을 놓고 특유의 막말을 거듭했다. 그는 “취임 첫날 (멕시코와 맞닿은 남부)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며 “국경을 통해 남미의 범죄자들과 정신병자들이 미국으로 불법적으로 넘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물러나겠느냐는 질문엔 “물론이다”며 “한 단계 더 나아가 누구든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사람은 인지력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미 두 번이나 받았고 우수하게 통과했지만 또 받을 것이며, 해리스에게도 인지력 검사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인신공격도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알지 모르겠는데, 그는 변호사 시험에 떨어졌으며 인지력 시험도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 “사실 전달 차원에서 그는 변호사 시험에 떨어졌었다”고 언급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