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새 對中 수출통제 조치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 포함 검토”

입력 2024-08-01 06:24
연합뉴스

미국이 이르면 다음 달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금지 추가 조치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을 포함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새 조치에는 HBM3와 HBM3E를 비롯해 HBM2 이상의 최첨단 인공지능(AI) 메모리칩과 이들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장비가 포함된다. 소식통은 다만 “최종 결정이 내려진 건 아니다”고 전했다.

HBM은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려 ‘AI 용 메모리’로 불린다. 미국은 중국의 AI 발전을 지속적으로 우려해 온 만큼 업계 내에서는 관련 제재가 언제든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었다.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라인 구축에 나섰고, 화웨이도 우한신신과 함께 2세대 HBM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HBM 시장은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장악하고 있지만 제재의 영향은 한국 기업에 집중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중국 정부가 주요 공공 기관 공급 금지 제재를 시행한 이후 이미 HBM 제품 판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가 중국에 판매하고 있는 AI 가속기 H20 칩에 HBM3를 공급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AI 가속기와 묶음으로 제공되는 반도체의 판매를 허용할지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한국 기업을 규제하기 위해 해외직접제품규칙(FDPR)을 적용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FDPR은 외국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 기술이 들어갔다면 통제 조처를 할 수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같은 미국의 설계 소프트웨어 및 장비를 사용하고 있어 규제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또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와 관련, FDPR을 더 강화한 이른바 제로 미소기준(zero de-minimis rule)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일본과 네덜란드, 한국 등 미국 동맹국은 예외가 될 것”이라며 “반도체 장비에 대한 조치는 주로 미국 기업이 대상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