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 무대를 꾸몄던 성소수자 활동가이자 DJ인 바버라 부치가 자신을 향한 사이버 괴롭힘과 명예훼손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26일(현지시간) 개회식 무대에 출연한 부치가 공연 이후 살해·고문·성폭행 등에 대한 위협을 받았고 이에 법적 대응에 나섰다고 30일 보도했다.
부치의 변호인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공연 이후 부치가 반유대주의와 동성애 혐오, 성차별주의의 표적이 됐으며 국적에 상관없이 부치를 위협하는 사람들에게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치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사이버 괴롭힘의 표적이 됐다는 글을 게시했다. 그는 “처음에는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향해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했었다. 하지만 점점 메시지의 수위가 심해졌다”며 “이 모든 일이 내가 예술과 음악을 통해 프랑스의 다양성을 대표하는 영광을 누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단 한 번도 스스로가 부끄러웠던 적 없다”며 “나는 피해자가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화면이나 가명 뒤에 숨어 있는 사람들이 두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부치는 파리올림픽 개막 무대 중 ‘축제’(Festivity) 장면에 출연했다. 당시 무대엔 부치 외에도 드래그퀸(여장남자) 공연자 여럿이 출연했는데 이 장면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떠올리게 해 각국 정치권과 종교계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일자 무대를 연출한 토마스 졸리 공연 감독은 이 장면이 그리스 신들의 잔치를 의미하는 장면이라고 설명했으나 논란은 쉽게 그치지 않았다.
결국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29일 “공동체의 관용 정신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특정 종교를 모욕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불쾌감을 느꼈다면 유감”이라고 사과했다. 개회식 영상은 현재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삭제된 상태다.
김민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