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그토록 원한 F-16에 첨단 미사일 달린다

입력 2024-07-31 17:43 수정 2024-07-31 17:52
F-16 전투기.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F-16 전투기에 공대지 미사일 등 첨단 무기를 탑재하기로 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은 재고와 생산 능력은 제한적이지만, 우크라이나의 가장 시급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을 정도의 공대지 무기, 폭탄용 정밀 유도 키트, 첨단 공대공 미사일을 충분히 공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F-16 전투기에 탑재될 무기로 AGM-88 HARM 대레이더 유도 미사일, 장거리 합동직격탄(JDAM), 소구경 폭탄,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암람(AMRAAM)과 AIM-9X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우크라이나는 F-16 전투기가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미국 등 서방에 지원을 요구해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덴마크, 네덜란드, 벨기에, 노르웨이 등은 최근 F-16 전투기 총 80대를 인도하기로 약속했다. 덴마크와 네덜란드는 지난 10일 나토 정상회의에서 올여름 출격을 목표로 자국 F-16 전투기의 우크라이나 이전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이 보안 문제로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어 실제 투입 시기는 미지수다. WSJ “F-16 전투기 지원은 여러 과제를 안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내 조종 인력이 부족하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부터 미국과 유럽에 자국 공군 조종사들을 보내 F-16 전투기 조종 교육을 해왔지만, 인력 부족과 긴 훈련 시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F-16 전투기 조종 능력을 갖춘 우크라이나군 인력은 6명에 불과하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F-16 전투기의 유지 보수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전투기 정비를 위해 예비 부품을 안정적으로 수급해야 하는데, 지원국들은 엔진 정비 등 고난도의 작업의 경우 우크라이나가 아닌 해외에서 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F-16 유지 보수 인력을 직접 투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F-16 전투기에 탑재할 무기의 사용 범위도 고민거리다. 그간 서방은 자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으로 무기를 제공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서방에 지원받은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미국과 독일은 지난 5월 하르키우를 방어하는 목적에 한해 자국 무기를 러시아 본토에 쏠 수 있도록 제한을 일부 해제했다. 미 정부 당국자는 다른 무기와 마찬가지로 F-16 전투기 사용에도 제한을 둘 것이라고 WSJ에 전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