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에 여기 고려인 동포 다음세대도 있어요”

입력 2024-07-31 14:15
새론고려인국제학교가 지난 25일 광주시 광산구 월곡동의 학교에서 연 '고려인동포 어린이 여름힐링캠프'에서 참가 학생들이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새론고려인국제학교 제공

고려인 다음세대를 위한 여름 수련회가 열렸다.

새론고려인국제학교(교장 김나탈리야)는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광주시 광산구 월곡동의 학교에서 ‘고려인 어린이 여름 힐링캠프’를 실시했다고 31일 밝혔다. 수련회에는 새론고려인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을 비롯해 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고려인 어린이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는 고려인 이주 160년이 되는 해이다. 또 이들이 과거 소련 시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한 지는 87년을 맞았다.
'고려인동포 어린이 여름힐링캠프' 프로그램 진행 모습. 새론고려인국제학교 제공

새론고려인국제학교에 따르면 많은 고려인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160년에 걸친 긴 유랑생활을 한 고려인들의 후손으로 태어나 현재 부모를 따라 한국으로 재이주해서 살고 있다. 하지만 부모들 대부분 고단한 노동환경 가운데 일하고 있으며, 자녀들 또한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자라고 있다. 이에 학교 측은 이주민종합지원센터(대표 전득안 목사)와 함께 고려인 어린이들의 정체성 회복을 돕고 한국사회에 적응하고 정착하는데 필요한 지지를 보내고자 이번 캠프를 기획했다. 서울 지구촌교회(김형석 목사) 청년·여성 성도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 20여명도 봉사에 나서 캠프를 지원했다.
'고려인동포 어린이 여름힐링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학교 인근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다. 새론고려인국제학교 제공

새론고려인국제학교가 속한 사단법인 세움과나눔의 이사장인 전득안 목사는 “현재 고려인 동포 4~5세는 조상들의 조국에 와서 재정착의 삶을 살고 있으나, 한국어 구사의 어려움과 열악한 학습 환경 그리고 한국사회의 인식 부족, 국가의 무관심과 냉대 등에 의한 차별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들을 위한 제대로 된 돌봄 시스템 역시 구축되지 못한 상태이다”며 “특히 광산구 월곡2동 인근에 거주하는 1000여명의 고려인 자녀들에게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품고 포기하지 않고 노력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도울 수 있는 관심과 실제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김나탈리아 교장은 “고려인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적합한 방식의 교육시스템을 개발하고, 나아가 한국사회에 거주하는 고려인 자녀들에게 긍정적인 사고와 희망적인 꿈을 심어주는 일을 하려 한다”며 “이들이 미래 한국사회와 고려인 동포사회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