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 “나도 이해 안돼”…노메달 그친 ‘에이스’의 부진

입력 2024-07-31 08:40 수정 2024-07-31 10:22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수영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 마지막 영자로 나선 황선우가 터치패를 터치한 뒤 기록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수영 에이스 황선우(21·강원도청)가 2024 파리올림픽에서 예상 밖의 부진한 모습을 보인 데 대해 “나도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주 종목 남자 자유형 200m에서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자유형 100m에서도 부진했던 황선우는 계영 800m에서도 자신의 속력을 되찾지 못했다.

황선우는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수영 경영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 한국 대표팀의 마지막 영자로 입수해 역영을 펼쳤으나 7분07초26의 기록으로 최종 6위에 그쳤다.

이미 9개 팀 중 8위로 처져 메달 획득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황선우의 경기력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황선우의 구간 기록은 1분45초99였다. 황선우가 2명을 제쳐 한국이 6위로 올라서긴 했지만 메달 획득에는 턱없이 부족한 성적이었다.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수영 남자 100m 자유형 예선전에서 황선우가 역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2월 도하에서 열린 2024 세계선수권 계영에서 황선우는 자신이 맡은 마지막 200m를 1분43초76의 놀라운 구간 기록으로 역영했다. 당시 한국은 7분01초94로 2위에 오르며 세계선수권 단체전 사상 첫 메달을 은빛으로 장식했다. 그런데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황선우의 구간 기록은 2초23이나 느려졌다.

주 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도 부진했다. 당초 우승 후보로 꼽혔던 것이 무색하게도 황선우는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9위(1분45초92)에 그쳐 8명이 받는 결승 진출권을 놓쳤다. 앞선 세계선수권에서 그는 자유형 200m에서 3회 연속 시상대에 오르며 금, 은, 동메달을 1개씩 수집했었다.

이번 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는 1분44초72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선우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1분44초40의 기록으로 우승한 바 있다. 황선우의 부진이 더 아쉽게 느껴지는 이유다.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수영 남자 100m 자유형 예선전에서 황선우가 레이스를 마친 뒤 물 밖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황선우는 자유형 100m에서도 48초41, 16위로 준결승에 턱걸이한 뒤 계영 800m에 집중하고자 준결승 출전을 포기했다. 하지만 계영 800m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황선우 스스로도 다소 난감해했다. 경기 이후 그는 “올림픽에서는 당연히 긴장을 하지만 나는 긴장한다고 해서 몸에 부하가 오는 유형이 아니다”며 “훈련도 잘했고 자신감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 나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2021년에 열린) 도쿄올림픽 이후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에서 늘 메달을 따서 지금 상황이 더 혼란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좌절하지는 않았다. 황선우는 “아직 배워야 할 게 많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내 수영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며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내 기량을 발휘하려면 더 많은 훈련, 정신적인 성숙이 필요한 것 같다. 아직 혼계영 출전이 남았는데, 대회가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지금보다 더 수영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