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엔 꼭” 유도 이준환, 세계 1위 꺾고 ‘눈물의 동메달’

입력 2024-07-31 00:37 수정 2024-07-31 01:56
이준환이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드마르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유도 남자 81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벨기에의 마티아스 카스를 꺾고 동메달을 획득한 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유도 이준환(22·용인대)이 2024 파리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 랭킹 3위 이준환은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유도 남자 81㎏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연장전 끝에 세계 1위 마티아스 카스(벨기에)를 상대로 절반승을 거뒀다.

이로써 이준환은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유도로서는 전날 허미미(21·경북체육회)의 여자 57㎏급 은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이다.

카스에게 전적 1승으로 앞서는 이준환은 경기 전부터 동메달을 향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그러나 세계 랭킹 1위의 벽은 높았다. 카스는 경기 초반부터 뒤로 누우면서 이준환을 넘기려고 시도하는 등 거세게 압박했다.

이준환은 카스의 공격을 막아내며 틈틈이 기회를 엿봤다.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하면서도 신중함을 유지했고, 잡기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경기 시작 1분이 지났을 때쯤 기습 업어치기로 카스의 두 발을 공중에 띄우기도 했지만, 아쉽게 넘기지는 못했다.

이후 경기는 체력전 양상이었다. 지도를 한 차례씩 주고받은 두 선수는 정규시간 4분 이내에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 시작 직후 이준환에게 위기가 닥쳤다. 카스의 기습 공격에 엉덩방아를 찧으며 득점을 내줄 뻔한 것이다. 그러나 이준환은 방어에 성공했고, 또다시 카스와 팽팽히 맞섰다.

결국 연장전 시작 48초쯤 이준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카스가 메치기를 시도한 순간 이준환은 빈틈을 노려 안뒤축후리기로 절반승을 따냈다. 끝내 승리를 거머쥔 이준환은 경기가 끝난 뒤 복잡한 감정이 드는 듯 눈물을 보였다.

그는 이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평생 열심히 훈련했다. 선수촌에서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이날만을 위해서 달려왔다”며 “그런 과정들이 떠올라서 울컥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메달을 따낸 뒤 흘린 눈물은 기쁨이 아닌 ‘아쉬움의 눈물’이었다며 “제 실력이 부족해 동메달에 그친 것 같다. (4년 뒤)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때는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준환은 2022년 6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국제유도연맹(IJF) 그랜드슬램 남자 81㎏급에서 최강자들을 연달아 물리치고 금메달을 수확하며 ‘깜짝 스타’로 떠오른 선수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