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효과’ 하루 못가네… 美정부 매도설에 비트코인 가격↓

입력 2024-07-30 18:02
국민일보DB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의 가격이 29일(현지시간) 한때 7만 달러선을 터치한 뒤 곧바로 하락하는 등 출렁이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친(親)암호화폐적 발언으로 가격이 급등했지만 미 정부의 비트코인 대규모 매도 보도가 나오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30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4.58% 내린 6만65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한때 7만 달러를 터치했지만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하락세로 반전한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급등한 이유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 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서 “미 정부가 현재 보유하거나 미래에 획득하게 될 비트코인을 100% 전량 보유하는 게 나의 행정부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다. 게다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시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암호화폐 업계와 접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힘을 보탰다.

상승세를 타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고꾸라진 건 미국 정부의 비트코인 매각설이 전해지면서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아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 정부는 다크웹 실크로드와 연관된 비트코인 2만9800개를 익명 주소로 이체했다. 시장은 이를 매도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이달 초 독일 정부의 비트코인 매도 당시 시장이 출렁였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앞서 미 정부는 실크로드의 설립자 로스 울브리히트와 실크로드 해커 제임스 종 등으로부터 비트코인 11만9676개를 압수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자 국내 암호화폐 관련 테마주도 약세를 보였다. 갤럭시아머니트리는 전날보다 13.03% 하락한 8680원에 거래를 마쳤고 위지트는 9.14%, 우리기술투자는 7.10% 하락 마감했다.

하지만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암호화폐에 친화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여전히 높게 예측되고 있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감도 크기 때문이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 정국에 따라 변동성이 예상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재 우세하고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비트코인 강세 우위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는데, 9월 미국 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