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열리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유력 후보 중 하나였던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후보군에서 물러났다.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도 후보군에서 제외돼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 지명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쿠퍼 지사는 성명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의 러닝메이트 후보로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공화당 우세 성향의 격전지 중 하나인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재선에 성공해 유력 부통령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다.
쿠퍼 주지사가 러닝메이트 후보로 나서지 않은 가장 큰 이유 역시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정치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주의 부지사는 공화당의 마크 로빈슨이다. 쿠퍼 지사는 로빈슨 부지사가 주 정치 상황을 공화당에게 유리하게 이끄는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67세라는 고령의 나이도 장애물로 작용했다. 쿠퍼 지사는 “러닝메이트 후보로 고려돼 영광이지만 제가 지명을 받을 적절한 시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역시 유력한 러닝메이트 후보군 중 하나였던 휘트머 지사 역시 이날 CBS방송에 출연해 “러닝메이트 검증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2026년까지 미시간 주지사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후보군이 좁혀지며 러닝메이트 선정도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다음 달 7일 이전에 발표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주말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를 비롯해 여러 후보자와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CNN은 샤피로 주지사와 마크 켈리 상원의원을 중심으로 여론 조사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도 러닝메이트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또한 최근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도 급부상하고 있다. 월즈 지사는 공화당이 대부분인 미네소타 남부 지역에서 주로 활동해왔다. 민주당 일각에선 그를 러닝메이트로 선정할 경우 농촌 지역에서 민주당의 폭락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이디 하이트캠프 전 상원의원은 뉴욕타임스(NYT)에 “월즈 지사는 민주당에서 이탈한 노동자, 백인, 농촌 유권자에게 호소하면서 격전지 지지세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농촌 지역의 일부 민주당원에게 캘리포니아 대선 후보는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들의 최우선 러닝메이트 후보군에 월즈 주지사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네소타주는 1972년 대선 이후 민주당 후보만 뽑아온 전통적인 텃밭이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