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령 묶인 남성’ 고시원엔…10만원과 ‘청소 부탁’ 메모

입력 2024-07-29 17:15

한쪽 팔에 5㎏ 아령이 묶인 채 한강 하구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남성의 고시원 책상에서 현금과 청소를 부탁한다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됐다.

29일 경기 고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1시쯤 고양 덕양구 행주나루터 인근 선착장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된 60대 남성 A씨는 생전 서울 모처의 고시원에 혼자 거주했다.

A씨의 고시원 방 책상 위에는 현금 10만원과 ‘청소를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메모가 놓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A씨가 자신의 짐 등을 처리할 고시원 관계자에게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A씨의 방에 있던 달력에는 ‘몸이 너무 아파서 살고 싶지 않다’는 내용의 메모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였다. 가족이나 친지와 교류 없이 상당 기간 월세 20만원의 고시원에서 혼자 살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달 고시원비도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의 지문을 확보해 신원을 파악한 뒤 유가족을 찾고 있다. A씨의 휴대전화에는 가족으로 추정할 수 있는 사람의 연락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인이 최근 지병으로 많이 힘들어했다는 정황 등은 확인됐으나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시신 부검을 의뢰하는 등 수사 중”이라며 “시신 인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가족을 찾는 데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오는 30일 A씨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