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명품 기업들의 가치가 폭락하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루이뷔통과 크리스챤 디올의 소유주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 그룹(LVMH)의 상반기 아시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2분기 매출은 14% 감소하는 등 타격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LVMH의 주가는 지난 24일 4.7% 하락해 지난해 10월 이후 1일 기준으로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CMC 마켓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조헨 스탠즐은 CNN에 “투자자들은 명품 브랜드가 경기 침체를 막아주는 ‘안전한 투자’라고 한때 믿었으나 이를 재평가하고 있다”며 “(명품)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하다”고 분석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유럽 10대 명품 기업들이 지난 3월 이후 시장 가치가 2500억 달러나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LVMH뿐만 아니라 보석 브랜드 까르띠에의 소유주인 리치몬트, 자동차 메이커 포르쉐도 급격한 판매 감소를 겪고 있다.
리치몬트는 “낮은 수준의 소비자 신뢰”가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봤다. 포르쉐도 “부분적으로 중국의 고급부문에서 수요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고급 자동차 제조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도 2분기에 자동차부문 매출이 4%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중국 시장이 소폭 위축됐고, 중국 프리미엄 및 고급 부문의 시장 상황은 여전히 약세”라고 부연했다. 명품 브랜드 구찌를 보유한 케어링(Kering) 그룹은 올해 첫 6개월 동안 중국에서 매출이 현저히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에르메스는 여전히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모든 국가에서 매출이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중국은 소비 부진과 지속적인 부동산 침체, 지방정부의 부채 위기 증가 등 여러 경제적 악조건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7% 성장해 경제학자들의 예상을 깨고 2023년 1분기 이후 가장 약한 성장을 기록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