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가 물에 산다고?…멸종위기 2급 물거미, 양산 습지서 발견

입력 2024-07-28 15:57 수정 2024-07-28 16:02
물거미의 신규 서식처로 확인된 경남 양산의 한 늪지(왼쪽)와 해당 지역에서 서식하는 물거미 모습. 국립생태원 제공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물거미’가 경기도 연천군에 이어 경남 양산의 한 늪지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생태원은 연천군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물거미의 새로운 서식처를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달 말 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전문가들이 시민 제보를 바탕으로 양산의 한 늪지를 조사한 결과, 면적 270㎡ 정도 늪지에 50여 마리가 넘는 물거미가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태원 측은 “신규 서식처는 산지습지로 자연환경이 잘 보전돼 있으며, 물방개류나 실잠자리류 등 다양한 습지 생물이 서식하고 있어 물거미의 안정적인 서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물거미. 국립생태원 제공

물거미는 거미류 중에서 유일하게 물속에서 생활하는 종이다. 복부의 털을 이용해서 공기층을 만들어 물속에서 호흡한다. 빙하기 이후 북반구 지역의 육상생태계가 습지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수중생활이 가능하도록 진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태원은 이번 사례처럼 시민 제보를 통해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신규 서식처를 발굴하고, 수집된 자료를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지정·해체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은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서식처 보전을 위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