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남자’가 최후의 만찬 제자로?…교계 “극도로 무례한 공연” 발끈

입력 2024-07-28 14:27 수정 2024-07-28 14:40
개회식 공연 중 '최후의 만찬' 패러디 장면(왼쪽)과 레오나르드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 작품. 연합뉴스

2024년 프랑스 파리올림픽 개회식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공연 장면이 뭇매를 맞고 있다. 여장 남자(드래그퀸)가 그림 속 교계 핵심인물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기독교계는 “서양의 문화적 부패를 보여주는 신호”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에서 드래그퀸 공연자들은 ‘최후의 만찬’ 속 예수의 제자들로 등장해 공연을 펼쳤다. 긴 식탁 앞에 푸른 옷을 입은 여성 주위로 드래그퀸 공연자들이 모여 서 있는 모습으로 그림을 패러디했다.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예수 그리스도가 체포되기 전날 밤에 제자들과 마지막으로 저녁 식사를 하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예수가 제자들 가운데 배신자가 있다는 사실을 말하자 제자들이 놀라는 순간의 모습을 담았다.

프랑스식 풍자와 해학, 다양성을 표현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으나 종교적 감수성을 지나치게 무시했다는 비판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프랑스의 공화당원인 발레리 보이어 상원의원은 자신의 X(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번 장면을 통해) 기독교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돌아볼 수 있었다”며 “기독교인들을 조롱하는 걸 목표로 한 우리 역사의 장면”이라고 꼬집었다.

독일 주교회도 파리 올림픽 개회식이 “인상적인 개회식”이었다면서도 “‘퀴어(성소수자) 성찬식’은 최악의 장면이었으며 완전히 불필요했다”고 비판했다.

기독 유명인사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는 기독교인에게 극도로 무례했던 공연이었다”고 지적했다. 방송진행자 클린트 러셀은 “최후의 만찬 속 예수와 제자들을 드래그퀸으로 바꿔 식을 진행했다”며 “지구상에는 24억명의 기독교인이 있는데, 올림픽은 처음부터 그들에게 큰 소리로 환영하지 않는다고 선언하고 싶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개회식 예술 감독을 맡은 예술 디렉터 토마 졸리는 해당 장면의 의도에 대해 포용성을 강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