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에 참가한 각국 선수단이 더운 날씨와 채식 위주의 음식 등 열악한 환경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다.
선수단 셔틀버스의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아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고충이 커지자 대한수영연맹은 26일(현지시간) 특단의 조처를 내렸다. 황선우와 김우민, 이호준, 이유연, 양재훈 김영현 등 6명의 선수단이 선수촌을 떠나 이달 말까지 경기장 인근 호텔에 묵기로 한 것이다.
파리 북부 생드니에 마련된 선수촌에서 찜통 버스를 타고 편도로 짧게는 40분에서 길게는 1시간30분까지 걸려 경기장으로 이동하다 보면 체력 소모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셔틀버스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내부 온도가 사우나를 방불케 하는데 창문마저 열지 못하도록 돼 있다고 한다.
한국 탁구 선수단도 찜통 버스에서 벗어나게 됐다. 대한탁구협회가 선수들의 요청에 따라 선수촌과 경기장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별도의 차량과 경기장 인근의 휴식 공간을 따로 확보했다.
한편 음식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특히 영국 선수단은 선수촌 음식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일간 더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영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인 영국올림픽협회(BOA)의 앤디 앤슨 최고경영자(CEO)는 “계란, 닭고기, 특정 탄수화물 등이 충분치 않고 선수에게 생고기가 제공되는 등 음식 품질 문제도 있다”며 “며칠 내로 극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성토했다.
그는 “선수들이 (선수촌 인근에 영국이 별도로 마련해둔) 우리 훈련소에 가서 식사하고 있다”며 “점심만 먹고 가는 게 아니라 선수촌 식당에는 아예 못 가겠다며 저녁거리까지 싸 간다. 음식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많아 추가로 요리사를 불러오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선수촌은 하루 4만끼를 제공하며 주 식당은 3300석 규모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선수촌 식당 메뉴의 채식 비중을 높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국 선수는 “피크타임에 가면 닭고기 한 조각을 못 먹는다”고 토로했다.
선수촌 음식 공급 업체인 소덱소 라이브는 현지 매체 레키프에 “선수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며 “음식 공급을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