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명만 환불” 티몬에 소비자 분노…부상자도 발생

입력 2024-07-26 22:20 수정 2024-07-26 23:09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진 26일 피해자들이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환불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온라인마켓 ‘티몬’의 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분노한 소비자들이 2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티몬 신사옥에 몰려들면서 부상자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19분쯤 티몬 신사옥 옆 야외 주차장에서 환불 접수를 위해 대기 중이던 50대 여성 A씨가 넘어져 머리에 충격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40대 여성 B씨도 같은 장소에서 20여분 뒤 넘어져 손목이 골절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와 B씨는 이날 오후에 내린 소나기로 미끄러워진 바닥 때문에 넘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외에도 오후에만 5명이 어지럼증을 호소해 현장에 설치된 강남소방서 임시의료소에서 치료를 받았다.

26일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 내부로 들어온 피해자들. 연합뉴스

이날 티몬 신사옥은 이른 새벽부터 환불을 받으려는 소비자들이 몰려든 탓에 북새통을 이뤘다. 시간이 지날수록 현장으로 온 소비자들이 점점 더 늘어나면서 사옥 내부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많은 인파 탓에 압사사고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였다.

티몬은 당초 건물을 폐쇄했다가 전날 몰려온 소비자들이 귀가하지 않고 항의성 시위를 이어가자 이날부터 현장 환불을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자체적으로 만든 순번표에 따라 환불 순서를 기다렸다. 순번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30분 기준 대기 중인 소비자는 2500여명으로 집계됐다.

26일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현장 환불을 기다리는 소비자들. 연합뉴스

그러나 티몬 측에서 소비자 약 300명에게 준비된 유보금 10억원가량을 환불했다며, 자금 부족으로 이날은 1000명 이상의 환불이 어렵다고 공지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고성이 터져나오며 일순간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소비자들은 “회사에 왜 돈이 없냐” “나머지 사람들은 어쩌라는 거냐” 등 티몬 측 관계자를 향해 거세게 항의했다.

현장에 온 소비자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가 환불이 가능하다는 소식에 새벽부터 택시를 타고 달려왔다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밤을 새운 이들은 지하 1층 사무실 책상에 엎드리거나 바닥에 앉아 눈을 붙이기도 했다.

경찰과 소방은 안전사고에 대비해 현장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인근 이면도로 차량 출입을 통제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