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이 MBC 상층부에 있으면서 후배들을 좌지우지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3일 차 인사청문회에서 과거 MBC 파업과 언론노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왜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언론노조)이 MBC의 80~90%를 차지하는가. 이는 언론노조가 공정하고 정의로워서가 아니라 사실상 힘에 의한 지배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민주노총이라는 단체에 대해서는 아무런 감정을 갖고 있지 않다”며 “근로자의 근로조건이나 복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노조라면 모든 국민이 수긍하겠지만 민주노총이라는,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원하는 그런 상급 기관에 소속돼 있어야만 하니 의구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아울러 2012년 당시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의 논문표절 의혹을 보도한 MBC 기자가 5년 뒤인 2017년 최승호 전 대표이사 체제에서 해고된 것에 대해서는 “사실상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후 신상발언을 통해 이 후보자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역사가 차곡차곡 쌓여서 제1노조가 정통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합원 89%가 되는 것”이라며 “89%의 노조원을 악마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사내에서 일어난 일에 정치보복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후보자의 뇌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쏘아붙였다. 이 후보자는 이에 “내 뇌 구조에는 이상이 없다.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사과를 원한다”고 맞받아쳤고, 최 위원장은 다시 “뇌 구조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는 게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사흘간 진행되는 인사청문회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검증을 위해서라면 사흘이 아니라 30일이라도 하면 좋겠지만 답변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답변했다”고 말했다. 또 “법인카드 검증이라는 이유로 여러 가지 화면을 보여주면서 국민들께 내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인사청문회가) 진행됐다”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1만원도 업무 외에 사용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