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해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유행이 확산 중인 가운데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입원 환자도 최근 급증하고 있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백일해 유행이 확산하면서 7월 3주 신고된 환자 수가 3170명으로 3주 전인 6월4주(1604명)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발작성 기침 증상을 보이는 백일해는 보르데텔라균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병으로, 100일 동안 기침(해·咳)을 할 정도로 증상이 오래 간다는 데서 백일해라는 이름이 왔다.
잠복기는 4~21일(평균 7~10일)이며 ‘웁’하는 숨소리, 발작,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된 기침을 14일 이상 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다른 호흡기 감염병인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도 지난달 24일부터 유행주의보가 발령 중이다. 입원 환자 수는 6월 4주 641명에서 7월 1주·2주 각각 573명과 567명으로 줄어드는 듯 했으나 7월 3주 738명으로 급증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에 감염돼 발생하는데 발열, 두통, 콧물, 인후통 등 임상 증상이 일주일 안팎 지속하는 감기와 달리 증상이 20일가량 길게 이어진다.
방역당국은 지난 5월 이후 낮은 수준을 유지하던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도 우려하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6월 4주 63명에서 7월 1주 91명, 7월 2주 145명, 7월 3주 225명으로 3주 새 3.6배나 늘었다.
방역당국은 지난해 8월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낮추면서 전수감시를 중단한 대신 220개 병원급 의료기관의 표본감시로 양성자 발생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올해 표본감시기관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는 1만1069명으로, 64.9%는 65세 이상 노인이었고, 50~64세가 18.5%, 19~49세가 10.2%였다.
최근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오미크론 KP.3 변이가 국내 유행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유행하던 JN.1 변이의 7월 3주 검출률은 19.5%로 6월 대비 39.8% 줄었는데, KP.3 변이의 검출률은 39.8%로 6월보다 27.78% 늘었다.
KP.3 변이는 JN.1 변이에 비해 S단백질에 3개의 추가 변이를 지니고 있어 면역회피 성향이 강하지만 전파력, 중증도 증가와 관련해 보고된 사례는 없다.
질병청은 “JN.1 변이가 먼저 유행한 미국, 영국, 일본에서 코로나19 발생 증가 추세가 보고됐으나 전반적인 상황은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환자 발생 동향 분석과 함께 지속적인 변이 모니터링, 요양원 등 감염취약시설 대상 예방수칙 준수 집중 홍보, 집단 발생시 신속한 역학조사 등을 통해 코로나19 발생에 대응할 것”이라며 “유행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신규 백신을 도입해 10월 중 예방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름철에는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 환기가 부족하며 사람 간 접촉이 늘어나는 하계 휴가지에서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손씻기, 기침예절 준수, 호흡기 증상시 마스크 착용, 적정 실내 환기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