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폐한 땅에 희망을 심는 박마이클 목사의 ‘숨겨진 요셉의 창고’

입력 2024-07-26 10:51

김광진 감독의 2024년 신작 다큐멘터리 ‘숨겨진 요셉의 창고’가 한국 교계에서 호평이 이어지며 조용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다큐멘터리 ‘숨겨진 요셉의 창고’의 주인공은 황폐한 땅과 가난, 기근이 끝없이 대물림되는 아프리카에서 요셉의 곡식 창고의 비전을 품고 유기농업을 가르치고 있는 81세의 박마이클 목사이다.

박 목사는 현재 파킨슨병으로 투병 중이다. 지팡이 없이는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쇠약해졌지만, 젊은 시절에는 콜롬비아 대학원을 졸업 후 미국 보잉사 우주개발부에서 NASA와 함께 미국 우주정거장을 만드는 엔지니어로 30년 이상 근무했다.


성공의 탄탄대로를 달리며 아무것도 두려운 것이 없었던 그를 충격에 빠뜨린 911테러 사건은 그의 인생을 바꿔놨다.

박 목사는 “나사에서 국제우주정거장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상황실로 모이라고 해서 갔는데, 미국의 자랑, 미국의 자본주의 심벌이 40분 만에 내려앉는 것을 보면서 과학이 아무리 튼튼하게 쌓아 올린 탑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은 그의 인생관을 흔들어놓았고 하나님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60세의 늦은 나이에 항공우주산업 엔지니어에서 목사가 됐다. 누구보다 예수님을 사모하는 그는 신랑을 기다리는 신부의 마음으로 사역에 임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글로벌 브라이드 처치를 은퇴한 후 아프리카 탄자니아 선교사역을 이어갔다.

황폐한 땅과 기근, 가난이 끝없이 대물림되는 아프리카. 복음이 들어가도 배고픔으로 인해 삶의 희망을 품지 못하는 이곳에서 박 목사는 ‘왜 하나님께서 나를 미국에서 멀리 아프리카 탄자니아까지 보내셨을까?’라는 의문을 품는다.


그는 “그분의 뜻을 믿고 기도하며 사역을 이어가던 그에게 하나님은 ‘마지막 때에 아프리카, 특히 동아프리카 지역을 크게 사용하겠다’는 비전과 감동을 주셨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현지 목회자들과 함께 가난이 대물림되고 있는 탄자니아 농민들에게 싸고 질 좋은 천연 유기농 비료를 보급하기 위해 연구를 계속 이어왔다.


무엇보다 치솟는 비룟값으로 인해 갈수록 농사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음을 알게 된 그는 아프리카인들의 빈곤을 해결할 저비용 유기농 농사법을 가르치기로 한다. 탄자니아에서는 한 명의 가장이 일자리를 얻으면 12명의 가족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박 목사는 유기농 비료 생산공장을 현지에 세워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했다. 이를 통해 탄자니아를 비롯한 인근 국가에 비료를 수출한다면 아프리카 농업에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의외의 장소에서 핵심적인 재료를 발견하게 되는데, 다큐멘터리는 그곳이 하나님이 예비하신 ‘숨겨진 요셉의 창고’임을 확신하게 되는 과정을 담아냈다.

다큐멘터리 ‘숨겨진 요셉의 창고’는 한국 교계에서 화제가 된 ‘나는 더 이상 게이가 아닙니다’ ‘흘려보내야 산다’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김광진 감독의 새로운 작품이다.


2023년 에티오피아와 탄자니아를 배경으로 촬영된 ‘숨겨진 요셉의 창고’는 한국어와 영어자막 그리고 탄자니아 스와힐리어와 에티오피아언어로 제작돼 아프리카에 보급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서도 시청할 수 있다.

김 감독은 “파킨슨병과 싸워가며 아프리카 영혼들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박 마이클 목사를 보면서 믿음의 사람은 어떤 모습인지 알게 됐다”며 “앞으로도 이 귀한 사역에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관심과 기도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