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보드, 캐주얼 게임에 집중하던 NHN이 좀비 아포칼립스 슈팅 역할수행게임(RPG)이라는 이색적인 장르에 도전한다. ‘다키스트 데이즈’란 이름의 게임인데, 출시 전부터 게이머들의 쓴소리가 가득하다. 5년이라는 개발 기간이 무색하게 다소 미흡한 그래픽과 어색한 조작감 때문이다.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는 만큼 완성도를 보다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25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NHN은 좀비 아포칼립스 게임 다키스트 데이즈의 2차 CBT를 오는 31일까지 진행한다. 지난 3월 1차 CBT를 진행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이번 테스트에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멀티플레이 모드 3종 분쟁지역, 협동 레이드, 익스트랙션 등이 공개됐다.
다키스트 데이즈는 ‘지금이 가장 어두운 시간’이라는 의미다. 좀비 아포칼립스 시대가 오면서 황폐해진 지구에서 살아남은 인류가 역사상 가장 침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앞으로 좋아질 일이 남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현대 시대 한 사막 지역에서 사고가 발생해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이 게임 배경이다.
이 게임은 2019년 정식 킥오프해 5년 정도 개발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상반기 출시 목표였지만 생존 위주의 플레이스타일에서 슈팅 RPG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게 개발진의 설명이다.
게임사는 1차 CBT에서 이용자들이 제공한 피드백을 반영해 그래픽과 튜토리얼 등 게임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요소를 전면 개선했다고 밝혔다. 전체적인 난도와 밸런스를 함께 수정했고 퀘스트의 종류와 목표, 달성 방식, 타격감도 손봤다고 전했다.
CBT를 접한 게이머의 반응은 냉담하다. 대부분 불편한 조작감, 질 낮은 그래픽을 지적했다. 특히 좀비의 공격 속도는 제각각인데, 오른손으로 시점을 바꿔가면서 너무 많은 버튼을 사용하다 보니 조작이 불편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한 주인공의 반응이 느리고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고도 말한다.
최적화에 대한 비판도 상당했다. 그래픽이 미흡해 프레임을 높이면 모바일 기기 발열이 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뿐만 아니라 기존에 출시된 좀비 아포칼립스 게임과 큰 차별점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앞서 게임사가 소개한 장르는 좀비 아포칼립스 슈팅 RPG이지만, 막상 플레이해보니 근래 유행하는 여러 장르를 이것저것 섞어놓은 탓에 이 게임만의 매력을 찾을 수 없다는 평가다. 스토리도 흔히 소비되던 좀비 아포칼립스 게임의 큰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봤다.
업계 반응 역시 미적지근하다. 대부분 앞선 지적과 같이 이질감이 드는 조작감과 다소 떨어지는 그래픽 때문이다. 특히 PC보다 모바일 기기에서 이 같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전면 수정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중재 게임산업실장은 지난 18일 이 게임의 미디어 발표회에서 “1차 CBT에서 의견 많이 주신 게이머분들께 감사드린다. 2차 테스트에선 규모가 커진 만큼 솔직하고 더 많은 피드백을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따끔한 질책도 좋고 따뜻한 격려도 감사히 받으니 CBT에 많이 참여해 진정한 의견을 주시면 반영해서 최대한 좋은 게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