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에 뺏긴 메달 되찾았다…올림픽 메달리스트 된 조폐공사 직원

입력 2024-07-25 13:30
2012년 런던올림픽 역도 동메달리스트가 된 전상균 선수가 조폐공사 사무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조폐공사 제공

한국조폐공사 소속 역도선수였던 전상균 선수가 금지약물을 복용한 외국인 선수에게 빼앗겼던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되찾게 됐다.

조폐공사는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역도 105㎏+급 결선에서 4위를 기록했던 전 선수가 동메달로 승격됐다고 25일 밝혔다. 동메달을 수상한 러시아의 루슬란 알베고프 선수는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나면서 메달을 박탈당했다.

전 선수는 당시 인상 190㎏ 용상 246㎏을 기록하며 합계 436을 들어 4위에 올랐다. 루슬란 알베고프 선수는 인상 208 용상 240 등 합계 448으로 3위를 차지했다.

루슬란 알베고프 선수는 런던 올림픽에서는 도핑 테스트를 통과했지만 2017년 다시 실시한 검사에서 금지약물 복용이 발각됐다. 국제역도연맹은 그의 올림픽 동메달을 무효 처리하며 4위였던 전상균 선수를 지난 3월 23일 동메달로 승격시켰다.

2011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 2012년 평택 아시아선수권 대회 은메달을 수상한 전 선수는 은퇴한 뒤 직장인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현재 조폐공사 화폐본부에서 자재보급 일을 담당하고 있다.

조폐공사 직원으로서 지게차를 몰고 있는 전상균 선수. 한국조폐공사 제공

전 선수는 평소 일과를 마치면 체력단련실에서 역기 드는 자세를 지도해주고, 무거운 자재를 쉽게 드는 요령을 알려주는 등 회사 동료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자녀도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위해 역도 선수로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전 선수는 다음달 9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공식 초청으로 2024년 파리올림픽 역도 시상식에 참가해 동메달을 수여 받을 예정이다.

전 선수는 “모든 일이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한다. 올림픽은 정정당당한 스포츠 정신을 갖고 자신의 노력을 따라야한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피땀 흘리며 열심히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들에게 타산지석이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성창훈 조폐공사 사장은 “전상균 선수가 올림픽에서 보여준 놀라운 투혼과 열정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감동과 희망을 줬다”며 “우리 공사도 큰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