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그룹의 계열사 위메프와 티몬의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위메프의 한 직원이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판매자와 업체 등을 향해 “너무 죄스러워 펑펑 울었다”고 했다.
지난 23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직장명이 ‘위메프’라고 적힌 A씨의 심경이 담긴 글이 게재됐다. A씨는 “성인이 된 이후 울어본 기억이 없는데 오늘 술 마시고 집에 오는 길에 10여년 만에 펑펑 운 것 같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판매금 정산 지연 사태는 지난 8일 위메프에서 시작됐다. 큐텐그룹은 지난 17일 입장문을 통해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일어난 전산 시스템 장애”라며 “대금 지급은 7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완료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 22일 티몬에 입점한 판매자들도 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소식과 함께 이탈 소식이 잇따르자 큐텐의 자금난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온라인에서는 피해 사례와 회원 탈퇴 인증 글이 잇따랐다.
이와 관련해 A씨는 “단지 회사가 망하고 내 앞길이 막막해서가 아니라 오후 팀미팅 자리에서 회사의 일방적인 통보를 전해 들었을 때 어린 팀원들의 멍한 표정이 생각난다”며 “정산금 몇십억이 물려있는데 거듭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니 오히려 ‘MD(상품기획자)님이 잘못한 게 아니다’라고 위로하는 업체 대표님의 떨리는 목소리도 생각나서 1시간은 펑펑 울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큐텐에 인수되고 거래액 키운다고 업체들을 독려해서 했던 모든 프로모션이 다 죄스러워서 너무 괴롭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