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산사태로 최소 229명 사망…구조대도 실종

입력 2024-07-24 17:18 수정 2024-07-24 17:20
22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남부 고파 지역에서 발생한 산사태 사고 현장에서 사람들이 매몰자를 찾고 있다.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사태로 최소 229명이 사망했다. 신화연합뉴스

에티오피아 남부 산악 지역에서 산사태가 연이어 발생해 22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실종자 수색 작업 중이던 구조대원들도 산사태에 휩쓸려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서남쪽으로 약 450㎞ 떨어진 고파의 한 산악지대에서 폭우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해 수백 명이 매몰됐다.

고파 지역 당국은 이날 오후까지 파악된 사망자 수는 남성 148명, 여성 81명 등 총 229명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사태가 두 번에 걸쳐 발생하면서 인명피해가 커졌다. 지난 21일 밤 처음 산사태가 발생해 5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구조작업이 시작된 다음 날 아침 또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사망자가 크게 늘었다. 이때 구조대를 포함해 인근 공무원, 교사, 의사 등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수색을 돕다가 토사에 휩쓸렸다.

사고 현장에 중장비 투입이 어려워 매몰자를 구조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들은 맨손으로 흙을 파내고 있으며, 구조대원들은 괭이와 삽으로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견된 생존자는 총 10명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남부 고파 지역에서 발생한 산사태 사고 현장에서 한 여성이 슬퍼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끔찍한 사건에 애도를 표한다”며 재난대응팀을 사고 현장에 급파하겠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 출신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의료 지원팀을 파견하겠다고 전했다.

에티오피아는 우기인 7~9월 사이에 폭우와 산사태가 자주 발생한다. 특히 고파는 토양이 단단하지 않아 산사태가 발생하면 큰 피해가 발생하는 지역이라고 현지인들은 전했다.

적십자 기후센터의 앤드류 크루츠키에비츠 기후 과학자는 기후변화로 인해 산사태의 빈도와 피해 규모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뉴욕타임스에 “동아프리카 일대는 극단적인 날씨가 자주 나타나는 지역”이라며 “최근에는 지구온난화까지 더해지면서 날씨가 더욱 불안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그마위 아옐레 현지 행정관도 현지 언론을 통해 “산사태 등 자연재해가 드물었던 지역에서도 재난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