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대학교수의 성희롱을 고발하는 ‘미투’가 또 나왔다. 인민대학 박사과정 학생이 지난 21일 용기를 내 지도교수의 성추행을 고발한 사건에 직접 영향받은 것이어서 추가 확산 가능성도 있다. 미투가 사회운동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해온 중국 당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펑파이신문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산시성 산시사범대학 졸업생 A씨는 최근 졸업생들의 위챗 채팅방에 신문방송학과 왕모 교수의 성추행과 성희롱 사실을 폭로했다. A씨는 그 증거로 왕 교수와 최근 나눈 채팅 기록을 캡처해 올렸다.
A씨는 왕 교수와 채팅에서 ‘인민대 미투’ 관련 웨이보 링크를 보낸 뒤 “뉴스를 보니 선생님이 성기 사진을 보내줘서 감상하라고 한 기억이 나서 공유한다”고 적었다. 이후 왕 교수가 직접 통화를 시도했지만, A씨는 불편하다며 거절했다.
A씨가 “동문한테서 당신이 다른 학생도 괴롭혔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보내지 말아야 할 사진은 보내면 안 된다. 손을 아무 데다 넣으면 잘릴 수 있다. 여학생은 말 못 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질타하자 왕 교수는 “교훈으로 삼겠다. 공유해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A씨는 펑파이신문에 “재학 중일 때 졸업논문 지도교수였던 왕 교수가 성생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옷 입는 법을 조언하겠다며 엉덩이 등을 만졌다”면서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한 후에도 ‘감상할 줄 안다고 믿는다’면서 성기 사진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A씨는 2015년 학교를 찾아가 채팅 기록과 함께 왕 교수의 성추행을 신고했지만, 유야무야됐다”면서 “왕 교수가 이후에도 후배들을 괴롭힌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괴로웠다”고 덧붙였다.
대학 측은 “엄정하게 조사하고 확인해서 처리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왕 교수의 프로필은 학교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