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72)가 서울대 선배이자 가요계 선배인 ‘학전’ 대표 고 김민기의 빈소를 찾아 5000만원을 전달했으나 유족이 정중히 거절했다.
24일 가요계에 따르면 이수만은 지난 23일 고 김민기의 빈소를 찾아 “조문객 식사비로 써달라”며 유족에게 5000만원을 전했다.
그는 “역경과 성장의 혼돈 시대, 대한민국에 음악을 통해 청년 정신을 심어줬던 김민기 선배에게 마음 깊이 존경을 표하며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학전 측은 고인의 뜻에 따라 이수만의 조의금을 받지 않고 돌려줬다. 학전 관계자는 국민일보에 “유가족 측이 조의금을 받지 않겠다는 뜻에 따라 돌려줬다”고 말했다.
앞서 고인의 조카 김성민 학전 총무팀장은 지난 22일 대학로 학림다방에서 연 간담회에서 조의금과 조화를 사양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팀장은 “학전이 폐관하면서 저희 선생님 응원하시느라 많은 분이 알게 모르게 십시일반 도와주셨다”며 “충분히 가시는 노잣돈을 마련하지 않으셨을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수만은 생전 고인이 운영하던 대학로 소극장 ‘학전’이 문을 닫을 때도 1억원 이상 기부한 바 있다. 개인 일정으로 해외에 있을 때도 고인의 건강을 걱정하며 자주 안부 전화를 걸었다는 일화도 알려진 바 있다.
서울대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대학 시절 동아리 활동을 함께하다 각자 가요계로 진출했다. 고인은 1970년 ‘아침이슬’로, 이수만은 2년 뒤 ‘4월과 5월’ 멤버로 데뷔했다.
고인의 발인식은 이날 오전 8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장지인 천안공원묘원으로 향하기 전 고인은 서울 대학로에 있는 아르코꿈밭극장 마당을 들렀다. 아르코꿈밭극장은 고인이 33년간 일군 ‘학전’이 폐관되고 새롭게 연 극장이다.
이날 아르코꿈밭극장에는 현재 극장을 운영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정병국 위원장을 비롯해 학전 출신 배우 설경구 황정민 장현성 방은진 배성우 최덕문 이황의 등 여러 동료와 친구가 모였다. 고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가수 박학기와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도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추모객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아침이슬’을 부른 뒤 서로를 부둥켜안고 위로했다.
고인은 지난 21일 위암 증세가 악화해 항암치료를 받던 중 향년 73세로 별세했다.
최다희 인턴기자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