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명 투옥·실종, 성경·찬송은 입맛대로 개조…공산주의 국가 기독교인의 수난

입력 2024-07-24 16:16
국민일보 DB

중국 베트남 쿠바 북한 등 공산주의 국가 5곳 중 4개 국가에서 72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투옥되거나 실종됐다는 자료가 발표됐다. 그런 한편 국가 내 종교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기 위해 성경이나 찬송가의 내용을 개조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는 등 공산주의 국가의 기독교 박해가 심해지고 있다.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인 미국 국제기독연대(ICC)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RIF)의 기록된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최소 52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투옥되고 20명 이상이 실종됐는데 실제 투옥·실종된 인원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공산주의는 이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오늘날 기독교인들에게도 위험하고 파괴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CBN 등 미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국가 내 종교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기 위해 성경이나 찬송가의 내용을 입맛에 맞게 바꿔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새로 쓴 요한복음 8장 7~11절의 영문 번역본. CBN 캡처

중국 당국은 중국의 국기와 헌법, 공산주의와 중국 전통문화를 찬양하는 내용을 담은 찬송가를 발간하는 것은 물론, 십계명의 내용을 사회주의를 장려하고 서구의 영향력을 경고하는 내용으로 바꾸기도 했다.

중국 당국이 입맛대로 바꾼 요한복음 8장엔 예수님이 살인자로 표현되기도 했다. ‘간음 중에 잡힌 여인’ 이야기 속 예수님은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말씀하신 뒤, 여인을 직접 돌로 쳐 죽이며 “나 역시 죄인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변경됐다.

전문가들은 공산주의 국가가 이토록 기독교를 반대하는 이유는 종교가 정부에 대한 위협요소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익명을 요청한 A 선교학과 교수는 2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기독교 등 종교와 성도들의 종교적 헌신 행위는 정부의 지배를 방해하거나 위협하는 요소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이 한 교회를 폭파하는 장면이다. 국민일보 DB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