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몸 때문에 ‘갈비사자’로 불리다 구조된 수사자 ‘바람이’가 여생을 딸 ‘D’와 함께 보내게 됐다.
충북 청주시는 경남 김해 부경동물원 대표로부터 생후 5년 된 D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전달받아 바람이가 있는 청주동물원으로의 이송을 협의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D는 과거 부경동물원에서 바람이가 다른 암사자와 낳은 딸이다. 지난 5월 부경동물원이 폐업한 뒤 강원 강릉 쌍둥이동물원으로 옮겨져 임시 보호를 받아 왔다.
D는 부경동물원에 있을 당시 전시장 유리를 긁는 등 스트레스로 인한 정형행동(목적 없는 반복 행동)을 보여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D가 옮겨갈 청주동물원 측은 2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D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이송을 결정해주신 전 부경동물원 대표와 소유권 이전을 설득해주신 분께 감사 인사를 전한다”며 “적어도 8월 안에는 (D를) 이송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만 바람이와 D가 서로를 알아볼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주동물원 측은 “아빠 바람이와 딸 D가 만나는 흐뭇한 장면을 떠올려볼 수 있지만 두 사자는 서로 알아보지는 못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리를 이루어 사는 사자이니 모여 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바람이 구조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은 청주동물원은 지난달 기준 68종 295마리의 동물을 보호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국내 첫 환경부 거점동물원으로 지정돼 동물원 안전관리, 질병 검역, 야생동물 구조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