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나란히 만난다. 이스라엘 정책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며 유리한 구도를 형성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마러라고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맞이하길 고대한다”며 “그의 요청에 따라 우리는 26일 회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 첫 임기 동안 우리(본인과 네타냐후)는 지역(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했고, 역사적인 아브라함협정에 서명했다”며 “우리는 다시 한번 그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재집권하면 중동 평화를 위한 새로운 이니셔티브(구상)를 시도하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의 ‘힘을 통한 평화’ 어젠다는 이 끔찍하고 치명적인 전쟁들과 폭력적 충돌들이 끝나야 함을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며 “해리스는 이것을 멈출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는 24일 미 의회에서 연설한 뒤 25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그는 25일 해리스 부통령과도 면담한다.
해리스 측 관계자는 “(부통령이) 이스라엘의 안보와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를 거듭 강조할 것”이라면서도 “모든 인질이 석방되고,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민간인 고통이 종식되고, 팔레스타인의 존엄성과 자유, 자결권에 대한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방식으로 전쟁이 종식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전달할 것”이라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2개 국가’ 방식의 해법에 더 강경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전화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한 차례 이상 토론을 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후보이든, 공화당 후보이든 토론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정말로 중요하다”며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의 토론 제안에 응할 것을 압박했다. 또 “그들(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정책이 똑같아서 그녀도 (나와 토론하면) 별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이 승리할 것을 자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훨씬 더 급진적”이라며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만 오는 9월 10일 예정됐던 ABC방송 주최 토론에 대해서는 “나의 합의 조건은 바이든에게만 적용된다”며 불참할 뜻을 시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한 이후 트루스소셜에 “토론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가짜뉴스 편파방송 ABC는 토론할만한 가치가 없다”며 보수 언론인 폭스뉴스가 주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