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SF 문학상’으로 불리는 휴고상은 세계과학소설가협회(WSFS) 회원들의 온라인 투표로 수상자를 뽑는다. 올해 휴고상 수상자 선정 투표에서 부정 행위가 발견됐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휴고상 행정소위원회는 전날 성명을 내고 올해 휴고상 투표에서 한 결선 진출자의 승리를 돕기 위해 부정하게 작성된 377표를 발견했다며 이 표들을 집계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행정소위는 문제가 된 377표는 “명백한 가짜 이름 또는 결격 사유”를 가진 개인에 의해 투표됐다고 발표했다. 거의 동일한 성을 가진 이름들이 있었고, 알파벳 한 자만 다른 이름들이 연속으로 발견됐다. 또 일부는 숫자를 번역한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휴고상은 자연인만이 투표를 할 수 있고, 누구도 한 표 이상을 행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상한 이름들은 6명의 최종 후보자 중 한 작가에 집중 투표했다. 행정소위는 “해당 작가가 조작에 직접 책임이 있다거나 자신을 향한 부정 투표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부정투표 행위자들의 신원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고상은 두 차례 투표로 결정된다. 1∼3월 1차 투표를 통해 각 부문별 최종 후보 6명을 선정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4∼7월 결선투표를 벌인다. 투표에는 세계과학소설가협회 회원만 참여할 수 있다.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45파운드(약 8만원)를 내고 회원권을 사야 한다. 행정소위는 377명의 회원권을 사기 위해서는 최소 1만6965파운드(약 3000만원)가 든다고 설명했다.
행정소위는 “전체 투표된 3813표 중 377표가 부정 투표로 판정돼 최종 집계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면서 “부정 투표의 대상이 됐던 결선 진출자는 후보 자격을 박탈당하지는 않았지만 수상자로 선정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올해 휴고상 수상자는 다음달 11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