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에 쏟아진 폭우로 침수된 차량이 350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에서는 안 그래도 높은 손해율이 더 높아져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23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전날 오후 3시까지 자동차보험 판매사 12개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 건수는 3496건으로 집계됐다. 2주 만에 317억9400만원의 추정 손해액이 발생했다. 지난해 6~8월 집중호우는 물론이고, 태풍 ‘카눈’ 등으로 발생한 피해 규모(2395대·175억원)를 아득히 뛰어넘는다. 올해에는 단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는 ‘게릴라성 호우’가 빈번해지며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는 7월 말과 8월을 거치며 차량 침수 피해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8월 강수량도 평년과 크게 다르지 않거나 오히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평년보다 강수량이 적을 확률은 20%에 그쳤다. 이후 태풍 피해까지 겹치면 차량 파손 건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집중호우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빅4’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평균 79.5%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77.2%) 대비 2.3% 포인트 더 높다.
손해율은 지급된 보험금을 전체 가입자가 낸 보험료로 나눈 값이다. 이 수치가 100%를 넘어가면, 그 해 거둬들인 보험료보다 지출된 보험금이 더 많다는 뜻이다. 운영비와 기업 유지비 등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엄청난 적자다. 통상적인 손익분기점은 80%로 여겨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 ‘상생 금융’ 동참 차원에서 올해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2.5~3%가량 인하한 데다, 정비수가가 인상된 여파 등을 고려하면 올해 손해율이 전반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