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된 가운데, 카카오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한때 장중 17만원을 넘어섰던 주가는 4만원대마저 반납하며 3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기준 전 거래일 대비 4.87%(2000원) 내린 3만9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카카오 주가는 팬데믹발 양적완화로 인해 주식시장이 호황이던 2021년 급등했다. 그해 6월 16만3000원(종가 기준)까지 올랐고, 장중에는 17만3000원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 지난해 10월 3만원대까지 진입했다. 이후 다소 반등세를 보이며 5만원대를 유지했지만 최근 다시 주가가 폭락하며 3만원대로 되돌아왔다.
최근 카카오 주가가 내린 배경에는 김 위원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다는 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카카오가 지난해 2월 16~17일, 27~28일 등 나흘에 걸쳐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함께 약 2400억원을 동원해 553차례에 걸쳐 SM엔터 주식을 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특히 검찰은 김 위원장이 그룹 수장으로서 시세조종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고 승인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전날 김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이날 새벽 “증거인멸과 도주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구속 가능성이 상당 기간 거론된 만큼 더 이상의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도 있다. 주가 내림세가 극단적인 형태로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구속 결정은 증권가 예상과도 달랐지만 이런 결정이 났다고 해서 주가 낙폭이 크진 않을 전망”이라며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의혹 등과 겹쳐 지난해 말부터 이미 선반영된 악재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가 대비 10% 정도는 더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카카오 임시 그룹협의회에서 “진행 중인 사안이라 상세히 설명할 수 없지만 현재 받는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 어떤 불법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 없는 만큼 결국 사실이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