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진짜 시작이구나’라는 느낌이 든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골프 여제’ 박인비(35)가 본격적 선거 운동을 위해 2024 파리 올림픽 개최지인 파리에 입성하면서 밝힌 소감이다. 박인비는 22일 오후(현지시간) 샤를 드골 공항을 통해 파리에 도착했다.
대한체육회 홍보대사 답게 대한민국 선수단 ‘팀코리아’ 티셔츠를 입고 밝은 표정으로 출국장을 나선 박인비는 “작년에 후보가 된 뒤 1년 가량 지났다. (파리)에 도착하니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면서 “내일부터 선수들을 직접 만날 생각에 설레는 마음이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선수위원은 일반 IOC 위원처럼과 같은 대우를 받으며 올림피언으로서 선수들의 목소리를 IOC에서 대변한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직접 투표로 선출되면 임기는 8년이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리우 때 당선됐던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을 비롯해 임기가 만료된 4명의 후임자를 뽑는다.
박인비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통산 21승(메이저대회 7승 포함)을 거두는 맹활약으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시차를 둔 메이저대회 석권)을 달성했다. 112년만에 부활됐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여자 골프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골프 역사상 최초의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선수로 기록됐다.
박인비는 이에 앞서 사격의 진종오(현 국회의원), 배구의 김연경(흥국생명) 등과 경쟁에서 이겨 우리나라 대표 후보로 선정됐다. 탁월한 영어 구사 능력이 높게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둘째 임신 소식을 알린 바 있는 박인비는 감기, 몸살 증세로 예정보다 출국 시기를 다소 늦춰서 이날 파리에 입성했다.
그는 “컨디션은 많이 좋아졌다. 비행기에서 최대한 많이 쉬면서 오려고 했다”면서 “내일부터 선수촌에 가서 분위기도 살피고 선수들도 만나보려고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박인비는 이어 “아무래도 홑몸이 아니다 보니 몸이 좀 무겁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효율적으로 동선을 잘 짜서 부지런히 잘 움직이겠다”고 말한 뒤 “날씨가 너무 더우면 걱정이다. 우선은 내일 상황을 체크한 뒤 향후 계획을 잡도록 하겠다”고 했다.
선수위원 후보자들은 선수촌에서 직접 선수들을 만나 유세를 하거나 소셜 미디어 등으로도 자신을 홍보할 수 있다. 투표 결과는 8월 7일 공개될 예정이다. 골프 종목 출전 선수가 많지 않은데다 대부분 선수들이 선수촌이 아닌 골프장(르 골프 나쇼날) 인근에 숙소를 잡고 있어 다른 종목 출신 후보들에 비해 다소 불리한 여건이다.
이를 의식한 듯 박인비는 “최대한 많은 선수를 만나고 얘기도 많이 나누며 주어진 시간을 보내겠다”고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