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통을 가진 찬양 사역팀이 서울역 한복판에서 여름 전국 순회를 개시했다.
총신대(총장 박성규 목사) 찬양 사역팀 ‘헤세드 음악선교단’이 태풍 ‘개미’가 북상하며 한반도 일대에 많은 비를 뿌린 22일 서울 중구 서울역 1번 출구 앞에 모였다. 이날부터 26일까지 진행하는 여름 전국투어 사역은 첫날 버스킹(거리공연)으로 출발했다.
서울역 앞을 지나가는 분주한 사람들 사이로 “하나님 사랑이 당신의 삶 가운데 가득하기를 축복합니다”라는 목소리가 기타 반주와 함께 들렸다. 바람을 동반한 강한 빗줄기에 헤세드 음악선교단은 기존 거리공연 장소였던 경기도 광명 철산역 인근에서 이곳으로 옮겼다. 이들은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질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해 계획했던 악기와 음향 장비를 설치하지 않았다. 그 자리에는 통기타 하나가 대신했다. 스피커와 마이크는 없었지만 기타 반주에 맞춰 손뼉 치며 찬양하는 이들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악기팀이 축소되며 기존 악기를 담당하던 팀원 일부는 노방전도팀으로 꾸려졌다. 서울역 1번 출구 계단 아래에 자리 잡은 헤세드 음악선교단은 행인들에게 물티슈를 나눠주며 노방 전도를 했다. 10명 행인 중 이들의 물티슈를 받은 것은 3~4명뿐 대부분은 이들의 전도를 거절했지만 이들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찬양 사역 2년 차인 윤지원(21)씨는 노방 전도를 진행하는 내내 밝은 표정을 보였다. 윤씨도 처음 노방전도를 시작했을 때는 반복된 거절과 무력함에 낙담한 시기가 있었다. 그는 “믿지 않는 분들에게 드리는 작은 물품이 이들을 하나님께로 이끄는 발걸음이 된다는 것을 기대하라는 선배의 말을 듣고 마음을 바꾸게 됐다”며 “전도 거절을 당해 상심할 때 이 말을 떠올리면 기쁨이 생긴다”고 고백했다. 박기슬(23)씨는 “전도를 거절하는 분들보다 받아주시는 마음에 집중한다”며 “응원해주시는 한두 분 덕분에 힘을 얻는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헤세드 음악선교단의 사역 방식이 우천으로 갑작스럽게 변경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7~8월 장마 기간을 중심으로 여름 사역을 진행하는 헤세드 음악선교단은 지난해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진행한 버스킹 당시에도 비가 내려 준비해놓은 악기를 철수해야 했다. 외부 사역이 수월하지 않은 환경에도 이들이 서울역과 번화가로 나서는 이유는 믿지 않는 한 영혼을 찾기 위해서다. 헤세드 음악선교단 회장 장소연(21)씨는 “믿지 않는 분들에게 전도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곳에 나오지 않으면 편한 곳만 찾게 된다”며 “태풍과 비로 어려운 상황에도 교회 밖 공간의 전도가 필요한 것을 느낀다”고 밝혔다.
서울역 버스킹 사역을 마친 이들은 23일 경남 합천 월광교회(지유근 목사)로 이동해 사역을 이어간다. 올해 여름사역에서 헤세드 음악선교단은 월광교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찬양팀 세미나에 주력했다. 장씨는 “3년 이상 사역한 이 교회에서 청소년들이 헤세드 음악선교단을 보며 찬양팀을 꾸렸다”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찬양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팀원이 됐을 때 어떤 것이 필요한지 등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