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커피나 술 대신 차를 마시는 소비자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유통업계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와 더불어 새로운 맛과 재미로 특색을 더한 ‘티 베리에이션’을 다양하게 선보이는 중이다.
동원F&B는 스테디셀러인 ‘덴마크 테이크 얼라이브’에 허브티를 접목시킨 ‘덴마크 테이크 얼라이브 블렌드’ 2종을 출시했다고 22일 밝혔다. ‘덴마크 테이크 얼라이브’는 동원F&B가 2015년 출시한 국내 최초의 컵 타입 유산균 음료로, 탄산을 넣은 ‘덴마크 테이크 얼라이브 제로 톡’에 이어 이번에는 허브티를 접목시킨 제품을 내놨다.
샘표는 자사의 차 전문 브랜드 순작에서 콜드브루 과일허브티와 전용 유리잔으로 구성된 세트를 지난달 출시했다. 과일허브티는 납작복숭아차, 청귤차 등 총 5종으로, 에이드뿐만 아니라 뱅쇼나 하이볼로도 만들어 먹는 방법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 소개돼 주목받기도 했다.
차의 인기에는 작은 사치로 만족감을 얻는 ‘스몰 럭셔리’ 트렌드 역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차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로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맛을 느낄 수 있는 아이템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15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프리미엄 티 하우스 쿠스미티는 지난달 국내 유일의 오프라인 스토어인 ‘쿠스미티 압구정점’을 새롭게 오픈했다. 오직 한국에서만 판매되는 ‘쿠스미 캔’도 내놓는다. 롯데백화점 역시 일부 매장에 영국 프리미엄 스파클링 티로 유명한 ‘사이초’를 선보인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각종 음식과 차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티 바 혹은 티 오마카세를 찾기도 한다. 티 오마카세는 고급 명차들을 인당 4만~5만 원 정도 가격에 코스로 즐기는 것이다.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이 로비 라운지 & 바 ‘르미에르’는 22일 티(Tea)와 디저트 등 6코스의 티 오마카세 ‘아트 드 티(Art de Tea)’를 선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차 소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에 따르면 국내 차 시장 규모는 2018년 1조20억원에서 2022년 1조2870억원으로 4년 만에 28% 넘게 성장했다. 국내 오프라인 소매 판매점의 차류 매출액도 지난해 5370억원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국내에서 특히 인기 있는 티 종류는 홍차와 콤부차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닐슨IQ코리아에 따르면 홍차는 국내 RTD 차음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52.8% 성장한 67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오설록과 공차뿐 아니라 다른 프렌차이즈 브랜드들 역시 인기에 편승해 홍차를 활용한 음료나 가공유, 디저트 등을 선보이는 중이다.
콤부차는 기존 탄산음료를 대체할 수 있는 건강음료라는 인식으로 인기다. 음료 전문기업 티젠은 하이볼을 건강한 발효 음료로 구현한 ‘콤부차 하이볼향’이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스틱을 돌파했다고 최근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차 특유의 여유로움에 더해 최근 주류에 홍차를 섞어 마시는 등 이색 레시피가 인기를 끌면서 차를 활용한 다양한 메뉴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