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 “보이스피싱 형사처벌만으로 국민 재산 지킬 수 없어”

입력 2024-07-22 16:34
이원석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민생침해 대응 강화방안 모색 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범죄의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며 보이스피싱 처벌과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2일 대검찰청은 전국은행연합회와 합동으로 개최한 ‘민생침해 범죄 대응 강화 세미나’에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 범죄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총장은 개회사에서 “보이스피싱을 형사처벌하는 것만으로는 국민재산을 지킬 수 없고 사전에 범죄를 막아 피해를 예방하고 범죄의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금융과 통신 두 분야를 악용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금융기관과 통신사에서 예방책을 마련해 적극 대응한다면 범죄를 줄이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함께 모이는 것은 시작이고, 함께 머무는 것은 진전이며, 함께 일하는 것은 성공”이라는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 창립자 헨리 포드의 말을 인용하며 “시민들이 민생 침해 범죄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한 사회로 한 발 더 다가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 지방의 한 검찰청으로부터 보이스피싱을 당해 1억3000만원의 피해를 입은 40대 여성이 자녀들과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아들만 사망해 살해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보고받았다”며 “보이스피싱의 극단적 사례”라고 전했다.

대검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범죄는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7월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 출범 이후 2021년 3만982건에 달하던 범죄 건수가 2023년 1만8902건으로 39% 감소했고 피해 금액도 같은 기간 7744억원에서 4472억원으로 42% 줄었지만,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투자리딩방 사기 등 신종 범죄 증가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이날 개회식에서 “이번 세미나를 통해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민생침해범죄의 근절방안을 도출하고, 참석 기관들이 상호 소통·협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