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여, 나만의 콘텐츠를 갖추길” 김을호 국민독서문화진흥회장

입력 2024-07-22 12:59
김을호 국민독서문화진흥회 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성북구 한 사무실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처음 갓플렉스 릴레이 인터뷰 제안을 받고 들었던 생각은 ‘귀한 제안이란 걸 알지만, 과연 내가 신앙적으로 본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인가’ 였습니다. 그래서 처음 인터뷰 제안을 받았을 때 거절했습니다.”

지난 15일 서울 성북구 한 사무실에서 만난 김을호(59) 국민독서문화진흥회 회장은 “스스로가 ‘믿음의 선배’ 자격이 없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우리 청년들이 제 이야기를 통해 힘과 교훈을 얻는다면 그걸로도 괜찮겠다”며 갓플렉스 인터뷰 성사 배경을 설명했다. 김 회장은 서정열 전 육군 소장의 추천을 받았다.

김 회장은 2005년 국민독서문화진흥회를 만나 ‘독서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국민독서문화진흥회는 1991년 5월 서정주(1915~2000) 시인과 정진숙(1912~2008) 을유문화사 회장, 이응백(1923~2010) 서울대 교수 등 교육·언론·기업 각계 인사들이 모여 ‘책 읽는 나라 만들기’를 독서운동의 기치로 두고 창립한 단체다. 김 회장은 2005년 지인을 통해 진흥회 이사로 참여했고 그 해 9월부터 20년째 회장직을 맡고 있다.

‘독서 대통령’으로도 불리고 있는 김 회장은 다음세대 교육에 진심이다.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독서경영전략학과 주임교수로도 활동하는 그는 군부대와 교회 등에서도 독서경영과 서평교육을 재능기부로 가르치고 있다. 김 회장의 가르침을 받은 이만 40만명에 달한다. 훈련병부터 장성급 장관과 목회자, 사모 등에 이르기까지 직군도 다양하다. 그를 통해 국내에 책 읽는 문화가 만들어진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원래 저는 교회를 다니지 않았습니다. 어렸을 때 가난한 동네에 살았는데 교회에서 행사를 열고 간식이랑 선물을 준다길래 친구와 함께 출석했죠. 성실하게 다니다보니 저절로 학생 임원을 맡게 됐고 성인이 돼선 주일학교와 청년부 교사를 맡게 됐습니다.”

김 회장은 군교회와 개척교회를 오가며 집사 직분으로 섬기고 있다. 그런 그가 지금까지 달려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교회가 있었음을 고백했다. 김 회장은 “어렸을 때 제 성격은 낯을 많이 가리는, 내성적인 성격이었다”면서 “하지만 교회를 다니며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니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현재 강사로 활동하는 데 스킬을 배우고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학구열이 과열된 요즘 다음세대는 교회에 출석하기보단 학원에 나간다”면서 “과연 그게 맞는지 반문할 필요가 있다. 교회에서 꿈과 능력을 배울 수 있고 인성을 올바르게 키울 수 있단 점을 다음세대가 꼭 알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청년들에게 “나만의 콘텐츠를 세우라”고 당부했다. 최근 기독 청년들도 마음이 약해지고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생각이 들면 점괘나 사주를 본다. 하지만 자신만의 콘텐츠를 세운다면 이 같은 불안감을 없애고 믿음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콘텐츠는 성경 구절이나 찬양 등이 될 수 있다. 그는 “저는 외롭고 힘들 때마다 ‘괴로울 때 주의 얼굴 보라’를 부른다”며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위기에 놓인다. 그럴 때마다 어떻게 살아가는지 방향성이 중요하다. 여러분만의 콘텐츠가 순간마다 이정표가 돼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독서문화진흥회장답게 김 회장은 독서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그는 “최근 다음세대를 호모 사피엔스를 빗대어 ‘포노 사피엔스’(지혜가 있는 폰을 쓰는 인간)라고 한다”며 “무슨 일을 해도 스마트폰부터 검색하니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가 힘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다음세대가 성경을 비롯한 책읽기에 힘쓰를 바란다”며 “책은 우리의 사고력을 신장시키며 신앙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