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위반 오토바이에 치여 참변… 3명에 새 삶 주고 떠났다

입력 2024-07-22 09:52
뇌사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생명을 나눠준 임영수씨(왼쪽).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신호 위반 오토바이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70대 남성이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22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영수(72)씨가 지난달 24일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왼쪽 신장과 좌우 안구를 기증했다.

임씨는 장기 외에도 각막, 뼈, 피부, 인대, 혈관 등을 기증하는 ‘인체조직 기증’에 참여해 100명의 환자를 도왔다.

기증원과 유족에 따르면 임씨는 지난달 7일 아침 운동을 하던 중 건널목에서 신호를 위반한 오토바이에 치였다. 그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뇌사 상태에 빠졌다.

임씨는 현재는 사라진 대학병원인 이화여대 동대문병원에서 오랜 시간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아픈 사람들의 고통을 안타까워하며 2014년 기증 희망자로 등록했다. 유족들은 고인의 뜻을 존중해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유족에 따르면 임씨는 5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잘 챙겼다. 교회 장로로 활동하며 이웃을 돕는 일과 기부도 꾸준히 해왔다.

임씨 아들 임재범씨는 “가정적이고 자상한 아버지 덕에 가족 모두 행복했다”며 “아버지의 모습을 본받겠다.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시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