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가 외국인 투수를 전격 교체했다. 치열한 선두 다툼 속에 한국시리즈 직행과 2년 연속 우승을 향한 승부수다.
LG는 21일 6시즌을 함께 한 케이시 켈리를 웨이버(방출) 공시하면서 새 오른손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베네수엘라)와 총액 44만 달러(약 6억1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키 185㎝, 몸무게 97㎏의 에르난데스는 2018년 미국프로야구(MLB) 마이애미 말린스에 입단해 마이너리그(트리플A) 통산 35경기에서 159⅔이닝 11승 7패 평균자책점 2.87을 거뒀다. 올시즌 LA 다저스와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메이저리그 9경기에 등판해 15⅔이닝을 소화하며 1패 평균자책점 6.32를 기록했다.
에르난데스는 직구와 변화구 모두 스트라이크 존 테두리를 파고드는 날카로운 제구력을 가진 완성형 우완 투수라는 평가다. LG는 켈리를 대신해 1선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2019년 입단해 팀 내 최장수 외인으로 남은 켈리는 통산 73승(46패)을 거뒀다. LG 외인 역대 최다승이자 리그 외인 통산 4위 기록이다. 2022년엔 16승(4패)으로 다승왕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2경기에 나와 11⅓이닝 동안 3실점(2자책점) 하면서 우승에 공헌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구위를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올해 19경기에 나와 5승(8패)에 그쳤다. 평균자책점 4.51로 타자를 압도하는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고별전은 아쉽게도 비로 취소됐다. 켈리는 6-0으로 앞선 3회 2사까지 무실점 호투했으나 이내 비가 쏟아졌고, 결국 노게임 선언됐다. 관중들은 비를 맞으면서도 켈리를 배웅했다. LG 선수단도 선물과 꽃다발을 켈리 가족에게 전달했다. 선수들은 마운드에서 켈리를 헹가래 치며 이별의 아픔을 달랬다. 켈리도 관중에게 큰절하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켈리는 “항상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며 “5년 반 동안 LG 선수로 뛰면서 많이 사랑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