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북한군뿐만이 아닌, 군사분계선(MDL) 인근 주민들에게도 방송을 들려주기 위해 이른 오전부터 방송을 가동 중이다.
20일 군 당국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6시부터 대북 확성기를 가동했다. 이날 방송은 오후 10시까지 16시간 동안 송출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군은 당분간 서부·중부·동부전선의 고정식 확성기를 지역에 따라 시간별로 나눠 가동할 계획을 세웠다. 특히 이날부터는 접경지역에서 작업하는 북한군 뿐만 아니라 MDL 인근 주민에게도 우리의 메시지를 더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처음으로 오전 방송에 나섰다.
방송에는 주로 김씨 일가의 3대 세습과 자본주의 체제 선전 등 북한 당국이 민감해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북 심리전 방송인 ‘자유의 소리’를 확성기로 재송출하는 방식이다.
전날 오후 방송에서는 리일규 쿠바 주재 북한 참사관의 탈북 소식과 북한의 대남 오물·쓰레기 살포 행위 등을 전했다. 폭염 속에서 전방지역 지뢰매설 작업을 하는 북한군을 향해서는 “지옥과 같은 노예의 삶에서 탈출하라”고 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오물풍선 살포를 멈출 때까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이어갈 계획이다. 현재 군이 보유한 대북 확성기는 고정식 24대와 이동식 16대 등 40대다. 이들 확성기는 날씨와 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짧게는 10㎞, 길게는 30㎞ 떨어진 거리에서도 청취가 가능하다.
다만, 북한군이 우리의 대응을 지켜만 볼 경우 우리 군 자체적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멈출 수도 있다. 군 관계자는 “앞으로 우리 군의 모든 조치는 전적으로 북한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