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낮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한 시간…연탄교회 창립 9주년 맞아

입력 2024-07-19 20:14
허기복(오른쪽) 목사가 19일 서울 노원구 연타교회에서 열린 9주년 기념예배에서 어르신과 케이크 컷팅식을 하고 있다.

밥상공동체·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이 19일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백사마을에서 연탄교회 창립 9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 연탄교회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수여한 ‘2014년도 좋은교회상’ 수상금을 기반으로 2015년 7월 1일 설립됐다. 연탄교회는 지난 9년간 수요예배 239회를 드렸고 금요성경공부는 182회 진행했다.

올해 창립예배는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하다. 백사마을이 올 하반기부터 재개발 착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마을을 지켜온 어르신들은 정든 동네를 떠날 준비에 한창이다.


김영자(82) 어르신은 “연탄교회 덕분에 백사마을에 사는 동안 외롭지 않았다”며 “연탄은행과 교회에 너무 고마운 마음뿐이다. 재개발로 이사를 앞두고 있는데 연탄교회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탄교회는 이날 창립예배에서 그동안 성도들이 모은 헌금 100만원을 연탄은행의 새로운 사역지인 태국 사하밋 밥상공동체에 전달할 예정이며, 현지 태권도 프로그램 진행에 필요한 도복 구입비로 사용된다. 앞서 2023년에는 지적장애인 그룹홈인 ‘그루터기’에, 2022년 아동·청소년 장애인 복지시설인 ‘사랑샘’, 2021년 중증장애인 자립생활시설 ‘늘편한집’에 후원하는 등 매년 이웃을 돕고 복음 전파와 선교 활동을 실천해왔다.

이날 은행연합회 봉실아리는 쌀 70포를, 위크루트(조강민 대표)는 어르신 식사비를 후원했다. 연탄교회는 예배 후 어르신에게 소고기국밥과 잡채, 과일 등 식사를 제공했다.


허기복 목사는 “백사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예배드린 지 어느덧 9년이 됐다”며 “올해가 백사마을에서 드리는 마지막 창립예배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만감이 교차한다. 재개발로 인해 사무실을 이전 해야 되는 상황이지만 예배를 위해 오시는 어르신들이 계시는 한 연탄교회는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탄은행은 21년간 지켜 백사마을을 떠나 서울 용산구 동자동으로 사무실을 이전한다. 오는 9월 11일 개소식이 열릴 예정이다.

글·사진=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