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절벽, 인공지능(AI)의 도래, 젊은 층의 교회 이탈, 성 정체성에 따른 사회적 변화…. 현재 세계 교회가 직면한 다양한 도전 과제 속에서 교회 협력과 혁신적 접근이 절실한 때다.
복음주의권 선교단체인 뉴미니스트리(대표 박진웅 목사)는 19일 서울 마포구 스페이스유엠에서 ‘교회 리더십의 미래를 열다’는 제목으로 ‘2024 미래교회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미래 교회와 예배, 교회의 공공성 역할, 선교적 교회, 교회교육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목회 전략이 논의됐다.
박진웅 대표는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목회자들은 명확한 사명과 교회 정의를 성경적으로 반드시 확립해야 한다”며 “또 이런 목회 철학을 선교적으로 반드시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퍼포먼스 워십’으로 전락한 예배, 다음세대의 ‘말씀 양육’이 우선
미국 달라스침례대 학과장인 존 최 교수는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통해 미국 교회의 예배를 진단하며 미래 교회가 나아가야 할 예배의 방향을 제시했다. 최 교수는 미국 교회의 예배가 현대적 예배를 드리는 풍토 속에서 ‘퍼포먼스 워십’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중·대형교회 워십은 웬만한 콘서트 못지않게 조명과 음향 등에서 화려하지만 ‘회중이 찬양을 따라 부르지 않는 이유’에 대한 현지 보도가 나올 정도로 회중 참여율은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퍼포먼스 워십에 대한 반성적 태도로 모든 세대가 같이 부를 찬양, 젊은 세대 회중이 공감할 수 있는 찬양이 주목받고 있다고 최 교수는 전했다. 하나님을 알고 싶어하는 갈망이 큰 알파세대의 경우 자신의 고백을 담은 찬양곡을 선호한다. 하지만 성경을 많이 읽지 않고 찬양곡의 신학적 여부에 신경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목회자 인도 없이 소그룹으로 드리는 ‘커피하우스 워십’이나 즉흥 워십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현재 예배 방식보다 더 시급한 과제는 알파 세대 등 다음세대를 말씀으로 양육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목회자와 찬양 인도자는 말씀을 더 가르쳐야 하며 찬양 가사를 신학적으로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담임 목회자는 교회 내 찬양 사역자가 신학적으로 바로 설 수 있도록 세워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역사회와 접촉점 가질 때 교회 역할 보인다
빈민가에서 발생하는 고독사를 막기 위해 지역 교회들이 ‘고독사 프로젝트’를 펼치는 사례도 공유됐다. 대흥동교동협의회장인 장헌일 신생명나무교회 목사는 교회의 공교회성 회복과 실천을 위해 정부와 함께 고독사를 막는 사역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신생명나무교회는 지역 어르신을 위해 치매 예방 교육 등을 하는 ‘엘드림 노인대학’도 운영 중이다.
장 목사는 “고독사 프로젝트를 통해 고독사 위기에 놓인 13명을 만난 열매가 있었다”며 “교회 30여명의 성도가 이 사역에 적극 봉사하고 있다. 대흥동에 있는 다른 교회들과 영역을 나눠 지역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역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교회가 지역사회와 접촉점을 마련해 파고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목사는 “목회자는 지역에 속한 동사무소 등에서 직책을 맡아 지역과 밀착 활동을 하다 보면 교회의 할 일을 찾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복음에 집중하는 선교적 교회로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한국교회가 선교적 교회로 변화해야 할 중요성을 역설했다. 조 교수는 “이제 목회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수적 영성이 아닌 선교적 삶이다. 제사장으로서의 목회자가 아닌 모범적 신앙인으로서 목회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교회가 생존 시대에 돌입한만큼 목회자가 직장 생활을 하며 스스로 생계를 책임지고 공간유지비,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줄이고 복음과 공동체에 집중하는 목회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팬데믹을 계기로 변화된 교회론 시대 속에서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원형은 초대교회라고 조 교수는 전했다. 그러면서 “사도 바울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은 복음 외에 모든 것은 자유라는 점이다”며 새로운 도전 앞에 직면한 한국교회가 기존 교회의 틀을 깨고 선교적 교회를 지향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이외에도 김현철 하늘과땅이만나는교회 목사, 이선영 숭실대 교수 등은 창의적이고 영적인 다음세대를 키우는 교회학교 교육의 방향성 등을 모색했다.
글·사진=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