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대만 침공을 가정한 민간 화물선 승선 훈련 정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군이 개전 이후 대만 상륙까지의 기간을 당초 예상했던 한 달에서 1주 이내로 크게 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요미우리는 지난 5월 14일 중국 허베이성 청더시 훈련장을 촬영한 미국 민간 우주기업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을 일본 재단법인 국가기본문제연구소와 공동으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중국군이 대만 침공을 위해 민간 화물선인 로로(RORO)선 활용을 상정해 훈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로로선은 트럭을 포함한 차량을 수송하는 선박을 말한다. 차량은 로로선에서 크레인에 실리지 않고 직접 승·하선할 수 있다.
요미우리는 “위성사진에서 약 170m 길이의 선박 윤곽 2개가 그려졌고, 차량 다수가 그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병사를 실어나르는 구동차, 탄약·연료를 실은 트럭이 배에 효율적으로 승선하는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군의 로로선 활용 정황은 지난 12일 일본 방위성에서 발간된 2024년판 방위백서에도 언급됐다. 방위백서에는 “중국 해군 육전대(해병대)가 로로선 활용을 포함해 수륙양용 작전의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 북부 네이멍구자치구를 촬영한 다른 위성사진에서는 대만 수도 타이베이의 총통부 청사 및 도심과 유사한 ‘모의 시가지’가 포착됐다. 이에 대해 요미우리는 “대만 핵심부 공격을 상정한 훈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는 또 “일본 정부가 지난해 여름 한 달간 실시된 중국군의 미사일·함정 훈련을 분석했다”며 “일본 정부는 중국군이 1주 안에 지상군을 대만에 상륙시킬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 내용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보고됐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당초 중국군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해상 봉쇄부터 대만 상륙까지 한 달가량을 소요할 것으로 판단했지만, 이번 분석에서 기간은 수일 정도로 크게 줄었다.
요미우리는 “초단기전이 현실화하면 각국의 신속한 대응이 관건”이라며 “대만에 있는 일본인 2만여명 보호, 그 인근 오키나와현 주민 피난이 일본 정부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요미우리 보도에 대해 “일본의 안전보장에 큰 관심을 두고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고 있다”며 “상세한 것을 밝히면 일본의 능력이 드러날 수 있어 답변이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일본·대만은 모두 중국의 2027년 대만 침공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존 아퀼리노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지난 3월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입장문에서 “중국이 2027년까지 대만 침공 준비를 끝내라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를 이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모든 징후에서 나타난다”고 밝혔다.
대만 싱크탱크 위안징기금회의 라이이중 집행장은 지난 14일까지 이틀간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대만해협 위기병추 워게임’에 참여해 “중국이 2027년 2월 훈련을 전쟁으로 전환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며 “전쟁 발발 가능성이 매우 높을 때 미국과 일본이 중국을 향해 반드시 개입할 것이라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