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으로 전원 꾹”…고양이 전기레인지 화재 해결책은?

입력 2024-07-18 15:36
게티이미지뱅크

고양이로 인한 전기레인지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반려묘 집사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17일 0시53분 부산의 한 오피스텔 7층에서 불이 나 30여분 만에 꺼졌다. 불은 주방 하이라이트에서 발생해 소방서 추산 50만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화재 당시 해당 세대에는 사람이 없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민 6명이 연기에 놀라 대피했다. 고양이 역시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집안에 홀로 있던 고양이가 하이라이트 전원 버튼을 누르면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17일 부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고양이가 하이라이트 전원을 작동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 4월 서울 강동구 한 주택에서도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작동시켜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에도 금천구 한 오피스텔에서 혼자 있던 고양이가 전기레인지를 건드려 불이 나는 등 예기치 않은 화재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11월 30일 기준)까지 고양이로 인한 전기레인지 화재 발생 건수는 모두 107건이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54건이 집에 사람이 없을 때 발생했다.

인덕션이나 하이라이트 같은 전기레인지는 터치 형식으로 작동된다. 발바닥에서 땀이 나는 고양이의 발은 사람의 손가락과 비슷해 전기레인지를 작동시킬 수 있다. 특히 하이라이트는 열원이 되는 냄비 등이 없으면 자동으로 꺼지는 인덕션과 달리 열선으로 상판을 가열하기 때문에 주위에 가연성 물질이 있다면 불이 붙을 수 있다.

하이라이트 전원부에 다 쓴 물티슈 뚜껑을 부착한 모습(왼쪽)과 전용 덮개를 씌운 모습(오른쪽). 네이버 블로그 '핸찌의 일상' 캡처

예기치 않은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일부 ‘집사’들은 전기레인지 전원부에 물티슈 뚜껑을 부착해 둔다. 고양이가 전원 버튼을 작동시키지 못하도록 접근을 막는 것이다. 또 전용 덮개를 구매해 상판을 덮어버리기도 한다. 작동 잠금 기능이 있는 전기레인지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외출 시 전기레인지를 비롯한 각종 콘센트의 전원을 차단하는 게 좋고, 반려묘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가연물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민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