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경원·원희룡 측, 당대표·최고위원 모두 단일화 없다

입력 2024-07-18 10:01 수정 2024-07-19 13:22
국민일보DB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 출마한 나경원 후보 측과 원희룡 후보 측이 단일화 관련 물밑 접촉을 이어왔으나 당대표와 최고위원 모두 지금의 후보 라인업 그대로 1차 투표에 임하기로 결론 낸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한동훈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진행되던 김정식 후보와 박상현 후보의 단일화 논의도 끝내 무산됐다. 단일화 방식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박 후보는 원 후보 측 인사로 분류됐었다. 나 후보 측은 러닝메이트 체제를 공식적으로 꾸리지 않았지만, 김 후보와 서로를 지원한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이후 원 후보 측은 김 후보의 홍보 게시물을 SNS에 올리는 등 ‘원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실상 연대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논의했지만, 여러모로 신뢰가 깨져 수용하긴 어려웠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도 “김 후보 측 요구조건을 최대한 수용하면서 청년최고위원 단일화를 위해 애썼지만 결과적으로 논의가 잘 안됐다”고 했다.

앞서 다른 후보들의 거센 공세에도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기류가 이어지자 반한(반한동훈)계는 ‘한동훈 지도부’가 들어서는 상황을 대비해 ‘최고위원 4인 확보’ 전략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서는 청년최고위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한다.

한 여권 관계자는 “당장 19일부터 선거인단 모바일투표가 진행되는 상황이라 단일화를 위한 시간적 여유도 부족했던 이유도 있다. 단일화 룰 세팅도 제대로 안 돼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투표 이전 나 후보와 원 후보의 단일화 역시 물 건너간 분위기였다. 나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 공군호텔에서 열린 새로운미래를준비하는모임(새미준) 세미나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특별히 단일화를 얘기할 때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나 후보 측 관계자는 “1차 투표에서 특정 후보의 과반을 저지하려면 나 후보와 원 후보 지지층 각각의 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두 후보가 힘을 합치는 경우 시너지 효과보다 오히려 이탈표가 더 생길 것이라는 내부 결론이 있었다”며 “결선으로 가기 위해서는 오히려 단일화하지 않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한 후보 측은 결선까지 가지 않고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해 바로 당선을 확정 짓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19일부터 이틀간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를 진행한다. 이후 21~22일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23일 전당대회 당일에 발표한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28일 결선투표가 열릴 예정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