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이 열리면 북한에 들어가 1년 이상 선교하겠습니다.”
인도자가 북한 땅의 복음화를 위해 헌신할 ‘통일선교사’를 콜링하자 청년들이 단상 위로 하나 둘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찬양팀이 최덕신 작곡가의 찬양 ‘주님 내가 여기 있사오니’를 부르는 십여분 만에 단상은 통일선교사로 결단한 68명으로 채워졌다. 무릎을 꿇고 눈물로 헌신의 기도를 드리는 청년도 보였다.
17일 에스더기도운동(대표 이용희 교수)이 개최한 ‘청년지저스아미’ 여름 캠프의 ‘통일선교사 콜링’ 현장에서다. 지난 15일부터 광주 소망수양관에서 열린 수련회 마지막 날 저녁은 은혜의 분위기가 정점에 이르렀다. 245평 남짓의 집회장은 참가자 380여 명의 기도와 찬양의 소리로 가득 찼다.
콜링 전 저녁 집회는 이용희 대표가 ‘핏줄적인 책임(딤전 5:8)’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대표는 “성경을 보면 사도바울은 이방인 선교사로 부름을 받았지만 유대인의 구원문제로 큰 근심과 그치지 않는 고통이 있었다”며 “한국교회는 동족인 북한구원에 대해 핏줄적 책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의 중 북한 전역의 4만여개 동상과 가정집에 걸려있는 김씨일가 초상화 앞에서 절하고 있는 북한 주민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도 소개됐다. 이 대표는 “북한의 주체사상은 김씨일가를 우상화·신격화한 종교”라며 “수령을 하나님으로 믿는 북한 동포들의 영육구원을 위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금식 기도를 하자”고 제안했다.
“너희도 함께 갇힌 것 같이 갇힌 자를 생각하고 너희도 몸을 가졌은 즉 학대받는 자를 생각하라. 아멘.”
말씀을 들은 참가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히브리서 13장 3절과 북한을 위한 기도 제목을 따라 읽었다. 북한에 억류된 대한민국 국적자 6명의 선교사와 정치범 수용소에 갇힌 주민의 해방을 위한 기도. 북한 땅에서 종교의 자유와 복음화를 위한 기도. 통일한국이 세계선교를 감당하는 통일선교한국을 위한 기도. 현장 곳곳에서는 '아멘'으로 화답하는 소리가 들렸고 이후 약 1시간 동안 뜨거운 기도의 열기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이날 점심 한 끼를 북한구원과 복음통일을 위해 금식했다. 대신 집회장 근처 숙소동에 모여 서로의 기도 제목과 비전을 나누는 소그룹기도모임을 가졌다. 이 시간 동안 숙소동 복도는 통성기도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북한에 대해 배우고 복음통일을 위해 기도 제목을 나누는 북한선교특강과 간증의 시간도 있었다. 북한기독교총연합회 미주디렉터인 이중인 선교사는 ‘임박한 복음통일을 맞이하는 세대’라는 비전을 선포했고 홍준표 청년지저스아미 간사는 ‘대한민국 크리스천이 꼭 알아야 할 주체사상’을 강의했다.
2016년에 탈북한 강은정씨는 “북한 땅에서 김부자를 하나님처럼 믿었지만 탈북 과정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경험했다”며 “하나님을 모르고 복음을 들을 기회조차 없는 북한 동포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장에 모인 청년들은 개인의 구원과 삶의 문제를 넘어서 북한구원을 위해 기도했다.
연세대학교 신학과를 다니는 김승은(21)씨는 “간증을 듣고 육적·영적 생명을 모두 지키기 어려운 북한의 상황을 알게 됐다”며 “복음통일될 때까지 북한동포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금식하며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으로 섬긴 신한나(20)씨는 “진로 문제를 기도하던 중 하나님께서 격려해주시는 것을 느꼈다”며 “북한구원에 핏줄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통일선교사로 헌신했다”고 얘기했다.
올해가 2번째인 캠프는 청년세대를 향해 ‘통일선교한국을 꿈꾸는 거룩과 권능의 세대’라는 비전을 갖고 열렸다. 이 대표는 “주제성구인 에스겔 37장 10절 같이 청년지저스아미는 마른 뼈 같았던 청년들에게 하나님의 생기가 들어가 거듭나는 수련회”라며 “다니엘과 세친구처럼 거룩한 연합을 이루고 평생의 신앙 동지를 얻는 교제의 장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