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이사회 승인…100조 에너지 기업 탄생

입력 2024-07-17 17:01 수정 2024-07-17 18:03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이사회를 열어 양사 합병안을 통과시켰다. 올해 말이면 자산 규모 100조원이 넘는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출범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사내독립기업(CIC) 형태의 수평결합으로 추진된다. CIC는 양사의 기존 사업과 조직, 인력 구성 등을 그대로 유지하는 형태의 합병이다. 앞서 SK㈜와 SK C&C도 이같은 CIC 방식으로 결합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등을 자회사로 둔 석유탐사·정유·석유화학제품 주력 에너지 기업이다. SK E&S는 발전 사업과 재생에너지·청정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이 전문분야다.


양사 합병이 확정되면 합병 기업은 자산 100조원, 매출 90조원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매출액은 77조2885억원으로 SK E&S(11조1672억원)의 7배 수준이다. 그러나 영업익은 SK이노베이션이 1조9039억원, SK E&S가 1조3317억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양사 합병 비율은 1대 1.1917417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각각의 기업가치를 근거로 산출한 비율이다.

이번 합병은 SK그룹의 고강도 사업 구조 최적화(리밸런싱) 작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과 ‘알짜 계열사’인 SK E&S를 합병해 재무구조를 개선한 후, SK온의 자금난을 해결해 향후 배터리 사업을 확장하기 위함이다.


SK온도 이날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의 합병을 의결했다. 캐즘(Chasm) 지속으로 적자가 계속되는 SK온에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의 원유 수입, 석유 제품 수출을 담당하는 글로벌 트레이딩 기업이다. 지난해 영업익은 5746억원이었다. 지난해에는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에 8000억원을 배당하기도 했다. SK엔텀도 ‘알짜 자회사’ 중 하나다. 올해 초 SK에너지 탱크터미널 사업부가 인적분할한 SK엔텀의 지난해 매출은 2576억원에 달한다.

앞서 SK그룹은 지난 6월 그룹 내 최고 경영진이 참여하는 경영전략회의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논의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