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샘튼교회는 여느 교회와 다른 점이 있다.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교회에 출석하고 있고 교회 안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노동자 개개인들의 출신 국가도 다양하다. 가나, 에리트리아, 에티오피아, 예멘, 네팔, 필리핀 등 총 9개 국가에서 왔다. 교회 주변이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보니 자연히 교회와의 접촉면도 넓어졌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주일만이 아닌 평일에도 교회에 출석해 예배를 드렸고 한 자리에 둘러앉아 삶 나눔을 했다. 찬양 시간에는 일부 외국인들이 앞에 나가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찬양을 인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 교회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주도하는 예배와 찬양은 생소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 교회를 이끄는 목회자는 문민환(사진·40) 목사다. 그는 사회 생활을 하다가 비교적 늦게 목사 안수를 받았고 3년 전 교회를 개척했다. 개척한 직후부터 진력한 것은 노방전도와 관계전도, 개인기도였다. 특히 교회 주변에서 많이 보이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주목했다. 문 목사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소중한 영혼이라는 믿음을 갖고 한 명 두 명 전도해 나갔다. 복음만 전한 것은 아니었다. 오갈 곳 없는 외국인들을 데리고 함께 숙식하며 일자리를 알선해주고 아픈 사람은 병원 치료를 받도록 했다. 그 결과 처음엔 낯설어하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개척한 지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교회에 출석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50명을 넘었어요. 전체 교인수도 크게 늘었고요. 이제는 그들이 교회 찬양팀, 주방 봉사, 청소 등을 솔선수범해서 하는 일꾼들이 다 됐습니다.”
문 목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제자화를 충실히 진행해 이들이 추후 본국으로 돌아가 복음을 널리 전파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샘튼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한 외국인 노동자 중 최근 본국으로 돌아가 가족 전도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이러한 사례는 문 목사가 가장 크게 보람을 느끼는 부분이다. 그는 요한복음 4장에 나오는 말씀을 항상 되새긴다. ‘이는 뿌리는 자와 거두는 자가 함께 즐거워하게 하려 함이라. 그런즉 한 사람이 심고 다른 사람이 거둔다 하는 말이 옳도다’.
“전도가 미련해 보이는 일이라 할지라도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열심히 전도하고 그 영혼을 위해 기도한다면 하나님은 그 뿌려진 복음의 씨가 자라게 하셔서 그 영혼이 어디 있든지 예수를 믿고 구원받게 하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이 교회를 세우신 목적이 영혼 구원인데 샘튼교회가 그 일에 쓰임받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 목사는 외국인 전도 사역 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에 대한 전도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주일마다 오뎅과 와플을 만들어 공원에서 주민들에게 나눠주며 복음을 전한다. 복음을 직관적으로 이해시키기 위한 전도지도 함께 나눠준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교회에서 무료 음식나눔 행사도 진행하고 지역 어르신들이 매주 교회에 와서 무료로 이발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접촉면을 넓히고 효율적인 관계전도를 도모하는 것이다.
“비록 개척교회라고 할지라도 밖에 나가서 이 지역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관찰하며 매주 하나씩 새로운 방법을 찾고 도입하면서 관계전도의 길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복음화에 힘쓰고자 합니다.”
문 목사는 갈수록 증가하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다문화 가정을 감안할 때 이들에 대한 전도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한국 교회들은 대체로 이들에 대한 전도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변화하는 시대상에 기반해 외국인 노동자들과 다문화 가정에 복음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야말로 ‘신목회’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230만 명이 와서 일하고 있습니다. 다문화 가정의 수까지 합하면 더 많습니다. 요즘에는 어느 지역이나 외국인 노동자들이 없는 지역이 없습니다. 다문화 가정은 대체로 아이들을 많이 출산합니다. 다문화 가정의 부모들은 교회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 전도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한국어 교실, 어린이 센터, 쉼터 사역 등 그들의 필요를 채울 수 있는 많은 접촉면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교회가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노동자 전도에 관심을 갖고 역량을 발휘해 이들을 제자삼고 본국으로 다시 파송하는 사역이 활성화되기를 기도합니다.”
인천=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