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4명의 청년 시절 사진이 공개됐다. 각 후보는 사진에 대한 설명과 함께 당시 자신들이 안고 있던 고민이 무엇이었는지를 이야기했다.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4차 방송토론회에서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후보는 본인의 청년 시절 사진을 공개했다.
한 후보는 만 19세였던 1992년 여름 해외로 배낭여행을 갔을 때 찍은 사진을 가져왔다. 사진 속 한 후보는 바다를 배경으로 배에 기댄 모습으로, 장발에 큰 그래픽이 있는 흰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다.
한 후보는 “당시 록밴드 ‘도어즈’를 좋아해 저런 스타일을 좋아했다”며 ‘당시 X세대 전형을 보여주는 모습 같다’는 진행자 말에 “그건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국외 여행이 처음 자유화됐을 무렵”이라며 “배울 수 있는 점도 많았고, 그 전 세대와는 조금 다른 포용력이나 유연함이 생길 수 있는 세대였던 걸로 기억한다”고 했다.
당시 무슨 고민을 했었냐는 진행자의 물음에는 “제가 특별히 뭐가 되고 싶은 게 어릴 때부터 없었다. 뭔가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었다”며 “저 때나 지금이나 철이 안 든 건 비슷한 것 같다”고 답했다.
나 후보는 서울대 법대 4학년 시절 국제법학회 MT에서 여러 학생과 함께 찍었던 사진을 골랐다. 나 후보는 사진 중앙에서 붉은색 상의를 입고 밝게 웃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인물 속 사진 대다수가 남학생인 가운데 오른쪽 한 여성이 누군지 묻는 진행자 질문에 “전주혜 전 의원이다. 그때 1학년이었다”고 설명했다.
나 후보는 당시 자신의 고민은 ‘진로’였다면서 “법대를 다니고 있었지만 과연 사법고시를 봐야 하는지 고민했다. 또 정말 내가 대한민국을 위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참 많이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 받은 사랑을 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과정에서 더 좋은 대한민국, 우리의 헌법 정신을 어떻게 실현할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원 후보가 공개한 사진은 네 명의 후보 중 가장 앳된 모습이었다. 원 후보는 고등학생 때 모습이라면서 “고등학교에 가면서 제주시로, 대학을 가면서 서울로 왔고, 결혼할 때까지 자취 생활을 했다. 사진을 찍어줄 사람이 없어 (당시의) 유일한 사진이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민이 참 많았다”며 “청운의 꿈을 안고 주변의 응원을 받으며 대학에 왔기에 개인적 기반을 먼저 잡아야 하느냐, 저희보다 더 어려워 보이는 서민과 빈민들을 위해서 공적 정의를 위해 살아야 하는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민주화, 노동운동을 하게 됐고 그것이 검사, 정치하는 데까지 이어져 온 제 인생의, 마음의 등뼈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8사단에서 군 복무하던 시절 사진을 가져온 윤 후보는 ‘군인 윤상현, 청년 윤상현의 고민과 꿈이 무엇이었냐’는 물음에 “석사 과정을 마친 후 뭘 해야 할지 고민이 컸다”며 “그래서 전역하자마자 소설가 이병주 선생님과 김경원 전 주미 대사를 찾아갔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석사 졸업 후 뭘 해야 할지 물었더니 이병주 선생은 단연코 여기저기서 경험을 쌓으라 말했고, 김경원 전 대사는 박사를 하라고 했다”며 “진로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